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이 60%에 육박하고 있지만, 여전히 기업과 공공기관 내 여성 임원 비율은 한 자릿수를 면치 못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국내 상장기업의 경우 전체 직원 가운데 여성 비율은 약 25%에 이르고 있지만, 팀장·부장 등 관리직 여성은 불과 7% 안팎인 것으로 전해졌다. 또 임원 비율은 2%도 채 안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공기관도 크게 다르지 않다. 일례로 금융위원회 산하 9개 공공기관의 경우 여성 임원은 지난 4월 자산관리공사 이사에 발탁된 허은영 전 IBK기업은행 부장이 유일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공석을 제외한 전체 임원 수가 100명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겨우 1%에 불과한 비율이다.
뿐만 아니다. 공공기관의 정규직 여직원 비율은 25% 안팎에 불과하다.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 알리오가 올해 초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정부 산하 공공기관 314곳의 임직원 25만3453명 중 정규직 여직원은 25.3%인 6만4232명에 그치고 있다.
더 심각한 것은 여직원 비율이 평균에 못 미치는 공공기관이 무려 115곳(36.6%)에 달하고 이 중 여직원 비율이 10%를 밑도는 곳은 42곳에 이른다는 점이다. 특히 국토교통부 산하 한국건설관리공사는 임직원 335명 가운데 여직원이 단 한 명도 없었다. 이는 건설 분야 사업 특성상 현장 근무가 많아 여직원이 없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 외에도 여직원이 절반 이상인 공공기관은 47곳으로 전체 공공기관의 15.0% 수준인 것으로 분석됐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고용노동부는 여성 고용 비율과 여성 관리자 비율이 동종 업종 평균의 60%에 미달하는 기업에 개선 계획을 수립해 제출토록 하는 ‘적극적 고용 개선 조치(Afirmative Action)’를 지난 2006년부터 시행해 오고 있지만, 잘 지켜지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난주 한국여성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기업들이 여성에 대한 편견을 버리고 핵심 보직에 배치해 여성 중간관리자층을 두껍게 만들어야 고위직에도 여성들이 늘어날 수 있다”며 “기업도 ‘남녀 모두 능력을 최대한 발휘하게 하는 것이 회사에 득이 된다’는 점을 인식하고, 여성 임원 비율을 늘리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통계청에 따르면 30대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은 2009년 54.2%에서 2010년 55.3%, 2011년 55.5%, 2012년 56.0%에 이어 지난해에는 57.0%로 계속 상승 추세를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