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업 방만경영 사례로 꼽히는 한국마사회가 지난해 12월 현명관 회장 취임 이후 끊임없는 혁신으로 국민의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공기업으로 변화를 꾀하고 있다.
마사회 최초 재계 출신 인사인 현 회장은 개혁의 선봉장으로서 마사회를 국민 누구나 즐겁게 찾아와 휴식과 놀이를 즐길 수 있는 곳으로 탈바꿈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를 위해 현 회장은 직원수 500인 이상 공기업 중 가장 먼저 방만 경영을 조기에 해소하고자 지난 3월 말 노사 간 합의에 성공해 발 빠른 개혁에 나섰다. 구체적으로 연간 1인당 복리후생비 919만원에 달하던 것을 547만원으로 41% 축소했다. 이를 통해 마사회는 전년 대비 45억6000만원의 예산을 올해 절감할 수 있게 됐다. 아울러 기관장 성과 연봉 올해 200%에서 120% 삭감과 상임이사 연봉 2090만원가량 삭감도 추진했다. 1급 직원은 임금 동결과 2급 직원은 임금 인상분 1.7% 반납 등도 단행했다.
또 현 회장은 그동안 관행적으로 이뤄져 왔던 승진·평가 제도를 개인의 능력과 성과 중심의 인사제도로 개편하는 혁신안을 내놓았다. 우선 본부장의 책임경영을 강화하고자 4급 이하 직원의 승진권한을 본부장에게 전격적으로 위임했다. 승진시험 제도도 폐지해 업무 성과와 상관없이 한번 시험만 잘 보면 승진하던 관행을 타파했다.
이와 함께 개인의 근무평가도 과거 상사에 의해 주관적으로 이뤄졌던 요인을 개선해 부서평가와 연계하는 철저한 성과 중심의 평가가 이뤄질수 있도록 했다.
이 같은 노력으로 마사회는 지난해 말 ‘방만경영 중점관리 대상기관’에 선정된 지 3개월여 만에 정상화 기관으로 거듭나는 초석을 마련하게 됐다.
현 회장은 그동안 가만히 앉아 경마로 돈 벌어서 돈 잔치를 하는 신의 직장이라는 오명에 벗어나고자 에버랜드 같은 테마파크를 만들어 민간기업과 경쟁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그는 고객이 존재하지 않으면 기업이 존재할 수 없다는 경영방침 아래 조직체계와 비전까지 변경하며 조직 풍토를 쇄신하고 있다.
먼저 마사회는 90년 동안 사용해온 경마장이란 상호를 ‘레츠런(LetsRun)’으로 바꿔 서울경마공원의 이름표도 레츠런파크서울로 고쳤다. 레츠런파크를 자연생태계 테마공원과 어울어진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테마공원으로 만들어 경마는 도박이라는 부정적인 인식을 개선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전국 장외발매소도 현재 2~3곳을 선정해 백화점 문화센터를 뛰어넘는, 지역주민이 친목을 도모할 수 있는 문화공간으로 만들기 위한 시범사업도 시행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마사회는 지난 2월 고객 중심의 조직문화를 창출하고자 조직체계를 전면 개편해 서비스 개선 추진 부서를 기존 1개팀에서 3개팀으로 확대했다. 전문 교육기구인 인재교육원과 더불어 마인드 개선과 서비스 혁신가치를 확산하기 위한 CS의식개혁TF도 신설했다.
또 기존 비전인 ‘말산업과 레저산업을 선도하는 사회공헌기업’을 ‘고객감동과 혁신을 통한 NO.1 공기업’으로 변경해 고객중심경영을 강조했다. 특히 전 직원의 서비스 의식을 변화하고자 현재 진행 중인 ‘한국마사회 CS, 나만 변하면 된다’ 프로젝트는 기본으로 돌아가기 위한 전사적 노력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 대상자는 현장 근무자뿐 아니라 사무실 직원까지며 상시 모니터링을 통한 평가와 포상 제도도 병행 운영해 실천성을 높이고 있다.
마사회가 비전을 고객중심 경영으로 변경했다고 하더라도 기존 비전에 담긴 말산업 육성과 사회공헌 활동은 더욱 강화하고 있다. 이를 위해 지난 3월 사회공헌사업을 전담해 추진할 ‘레츠런(LetsRun)재단’도 출범했다. 이 재단은 올해 마사회 기부금 76억원과 임직원 기부금 1억원을 더해 총 77억원의 사업비를 사회공헌을 위해 집행할 예정이다.
말 산업 육성과 신규 투자를 통해 마사회는 2018년까지 1만개의 신규 일자리를 창출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