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중앙은행 총재, 마라도나에게 배워라?

입력 2014-06-12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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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표 위해 정확한 루트 파악·뚝심 있게 통화정책 펼쳐야"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 블룸버그

아르헨티나 축구선수 디에고 마라도나는 살아있는 ‘전설’이다. ‘신의 손’으로도 유명한 마라도나는 1986년 멕시코 월드컵 8강 잉글랜드와의 경기에서 단독 돌파로 5명의 수비수를 뚫고 골을 넣은 것은 유명한 일화다. 마라도나의 활약으로 당시 멕시코 월드컵 트로피는 아르헨티나의 차지가 됐다.

월드컵 개막을 앞두고 각국 주요국 중앙은행 총재들이 마라도나처럼 명확한 목표를 설정하고 흔들림없이 통화 정책을 펼쳐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BOJ) 총재가 마라도나의 경기와 비슷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고 1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구로다 BOJ 총재는 지난해 4월 경기부양책을 내놓은 이후 한 번도 추가 부양책을 내놓지 않았다. 그만큼 그의 목표는 뚜렷했고 정책에 대한 확신이 있었기 때문이다. BOJ는 ‘2년래 인플레이션율 2% 달성’이라는 목표를 설정하고 연간 본원 통화를 60조~70조 엔(약 607조∼708조원) 확대하는 경기부양책을 현재까지 유지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블룸버그가 지난 3일부터 6일까지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24%는 구로다 BOJ 총재가 추가부양책을 내놓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지난해 12월 3%에 그쳤던 응답비율에서 8배 늘어난 것이다. 이런 변화는 최소한 BOJ의 목표 달성을 위해서 현재까지 BOJ가 필요한 조치를 했다는 평가를 받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고 통신은 설명했다. 쿠마노 히데오 다이치리서치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마라도나 이론은 현재까지 있었던 일과 맞아떨어진다”면서 “전문가들이 BOJ의 베팅에 대해 관망하는 동안 일본의 인플레이션은 BOJ의 예측대로 상승하고 있다”고 말했다. 소비세 인상에 따른 상승분을 제외한 일본의 4월 물가상승률은 1.5% 정도다.

마라도나 성공비결을 중앙은행 정책과 연결지어 담론화된 것은 구로다 총재가 처음은 아니다. 머빈 킹 전 영란은행(BOE) 총재는 지난 2005년 당시 금리 인상과 인하 사이에서 수많은 관측이 오간 가운데에도 자신은 흔들림없이 정책을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마라도나 성공 비결을 언급했다. 킹 총재는 당시 “상대방 선수들이 마라도나가 여러 방향으로 움직일 것으로 생각할 때, 그는 흔들림없이 직진했다”면서 “통화정책도 이와 같아야 한다” 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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