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은 12일 청와대 참모진 개편 속 김기춘 비서실장이 유임된 데 대해 “박근혜 대통령이 만기친람에 이어 만‘기춘’람으로 불통인사 일인통치를 계속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며 김 실장 해임을 거듭 촉구했다.
새정치민주연합 박광온 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브리핑을 통해 “국민의 관심은 김기춘 실장의 퇴진여부였지만 박 대통령은 김 실장의 경질을 바라는 국민의 요구를 끝내 외면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박 대변인은 이어 “김 실장의 유임은 대통령부터 바뀌어서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어 달라는 국민의 명령을 거부한 것이자 스스로 바뀌지도 않고 국민과 맞서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이라며 “국정운영 과정에서 야당과 국민의 동의와 협력을 얻을 수 있을지 우려된다”고 했다.
정의당 이정미 대변인도 “안대희 낙마와 문창극 망언 등 잇따른 인사참사로 온 국민의 공분이 들끓고 있는데 청와대가 이에 대한 사과와 입장 표명 없이 보란 듯이 수석비서관 인사를 단행했다”며 “김 실장의 유임은 독선과 분열의 정치를 이어가겠다는 강한 의지의 표명”이라고 했다.
이 대변인은 김 실장을 거듭 ‘대통령 독선과 분열의 배경’으로 지목, “김기춘 실장 해임 없는 인적쇄신은 쇄신이 아니다. 특히 최근 이어진 총리 후보자 인선 과정에서 청와대 인사위원장으로서 보여준 무능과 무책임에 대해 반드시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야당은 이날 교체된 4명의 비서진에도 비판을 가했다.
박광온 대변인은 “반역사적‧반민족적인 역사인식을 갖고 있는 총리 후보자의 지명을 철회하고 국민께 사과하라는 국민과 야당의 요구엔 응답치 않은 채 국민통합과는 거리가 먼 청와대 인사안을 발표하는 것 역시 ‘갈 데까지 가보자’는 심사가 아니라면 대단히 위험한 선택”이라고 했다.
경제수석에 임명된 새누리당 안종범 의원에 대해선 지난 대선을 앞두고 박근혜 후보 캠프에서 경제민주화법안을 지속 반대해 김종인 비대위원장과 갈등을 빚었던 일을 지적했다. 이정미 대변인은 “이런 사람을 경제수석으로 임명한 건 향후 박근혜정부 경제정책 방향을 철저히 줄푸세 정책으로 일관하겠다는 뜻”이라고 했다.
김영한 신임 민정수석엔 “MB정부 시절 3년간 정부 관련 소송을 도맡은 특정 법무법인 소속으로 노무현 전 대통령 돼지저금통 사건 관련자를 무리하게 기소한 이력을 갖고 있다”(박광온), “대표적인 공안 검사 출신을 중용해 소통이 아닌 공안의 힘으로 집권후반기를 헤쳐나가겠다는 것”이라고 혹평했다.
박 대변인은 송광용 신임 교육문화수석에 대해서도 “현 정수장학회 이사로 진보적 교육계를 매도하는 데 앞장섰던 인물”이라고 한 뒤, “박근혜 대통령은 균형과 소통과 통합을 강조한 세월호 참사와 지방선거의 교훈을 무시한 역주행을 멈추라”고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