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국토부 자동차연비 분쟁, 소비자 뿔났다

입력 2014-06-13 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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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3주 넘게 현대차 싼타페와 쌍용차 코란도스포츠의 연비 조사 결과 발표를 미루면서 소비자단체의 불만이 폭증하고 있다.

정부는 논란이 된 현대차 싼타페와 쌍용차 코란도스포츠의 연비 조사를 지난달 마쳤지만 현재까지 결과 발표를 미루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국토교통부와 산업통상자원부의 조사 결과가 엇갈리면서 의견 조율에 난항을 겪고 있는 까닭이다.

지난해 두 부처는 해당 자동차 연비를 각각 검증한 결과 싼타페와 코란도스포츠에 대해 엇갈린 결론을 내렸다. 국토부는 이들 차량의 실제 연비가 표시 연비보다 허용 오차범위(5%)를 벗어나 낮은 수준을 보였다며 부적합 판정을 내렸다. 하지만 산업부 조사에서는 오차범위 5% 이내로 적합하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제작사가 이의를 제기하자 두 부처는 동일 시험기준으로 올해 2월부터 지난달까지 싼타페와 코란도스포츠의 연비를 각각 재조사했다. 하지만 이번에도 국토부 조사에서는 연비 '부적합' 결과가 나왔다. 산업부의 조사에서는 고속도로 주행모드 연비는 적합한 수준으로 나왔지만 도심주행 모드 연비의 경우 허용오차 범위를 넘은 것으로 알려졌다.

조사결과를 두고 국토부는 '부적합', 산업부는 복합연비를 바탕으로 '적합'을 주장하며 팽팽히 맞서고 있다. 특히 두 부처의 갈등 이면에는 향후 연비 조사의 주도권을 쥐기 위한 알력 다툼이라는 시각이 팽배하다. 실제로 한진현 산업부 2차관이 지난 9일 연비 조사 결과를 이번 주중에 내놓겠다고 단언했지만 발표는 이뤄지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소비자단체 등은 정부의 공신력에 강한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서울 YMCA 자동차안전센터는 12일 성명서를 통해 국토부와 산업부에 “현대자동차 싼타페와 쌍용자동차 코란도 스포츠의 연비 조사결과를 조속히 발표하라”고 촉구했다. 또한 “부처 간 측정 기준이 달라 조사에 혼선을 빚으며 시간을 지체하는 것은 이해하기 어려우며 정부 공인연비 제도는 이미 소비자의 신뢰를 잃었다”고 강조했다. 양 부처에서 이미 재조사 결과가 나왔고 알려진 대로 기존 조사결과 차이의 원인 분석이 끝났다면 하루라도 빨리 조사 결과를 발표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김종훈 한국자동차품질연합 대표 또한 “연비의 경우 차량 유지비와 직결되는 문제이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매우 민감해 하는 문제”라며 “국토부가 기존 연비가 과장됐다는 발표를 할 계획이라면 하루라도 빨리 발표해 제대로 소비자들의 권리를 보호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밖에 소비자단체들은 재조사 결과를 조속히 발표해 그 결과에 따라 피해에 상응하는 소비자 배상을 각 자동차 제조사에 권고할 것과 소비자가 납득하고 신뢰할 수 있는 명확한 연비측정 기준을 마련해 정부와 제조사에 대한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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