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제약회사와 기술업체들이 지난 8년간 역외에 현금을 쌓아두면서 납세액을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 존슨앤드존슨 화이자 등 제약과 IT 업계에서 내로라하는 유명 기업 14곳이 이러한 방식을 통해 8년간 납부 세율을 평균 4분의 1 가까이 줄였다고 12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FT가 공시와 각종 자료를 분석한 결과 현재 이들 14곳 업체가 해외에 쌓아둔 현금 보유 총액은 약 5000억 달러(약 508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금을 역외에 쌓아두면서 이들이 부담한 해외 세율은 지난해 평균 10%에 불과했다.
이에 대해 세금 전문가인 마틴 설리반은 이번 분석에 대해 “이들 업체가 아일랜드 싱가포르 버뮤다 등 세금이 높은 곳에서 낮은 국가로 해외 소득을 옮긴 구체적 증거”라고 말했다.
이러한 수치는 해외에서 벌어들인 수입을 본국으로 가져올 때 기업에 부과되는 세율이 그만큼 높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라고 FT는 설명했다. 이 때문에 미국 기업들은 본국으로 가져오는 해외 수입에 대해 임시 면세기간을 적용해달라고 요청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미국 합동조세위원회(JCT)는 이런 방안이 채택된다면 10년간 정부의 세입이 960억 달러가 줄어들게 되며 면세기간을 조세시스템에서의 한 부분으로 인정하게 되면 ‘도덕적 해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