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업계 VK 부도 후폭풍 우려

입력 2006-07-07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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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집줄이고 신제품 개발에 사활…VK 인수업체 등장도 관심

휴대폰 단말기 제조업체인 VK가 결국 지난 7일 최종 부도처리 되자 이로 인해 최근 업황 부진을 겪고 있는 휴대폰 제조업계의 큰 파장이 몰아 닥치는 아닌지 우려가 증폭되고 있다.

업계는 VK의 부도에 대해 회사 내부요인이라기 보다는 국내외 휴대폰시장에서의 급격한 경쟁력 하락에 따른 외부적인 요인이 더 큰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휴대전화업체들은 원화환율 하락(원화가치 상승)으로 가격경쟁력이 떨어진 데다 판매 전략에서도 외국 경쟁사에 크게 뒤쳐져 갈수록 수익성이 떨어지는 형편이라는 지적이다.

세계 1, 2위 업체인 노키아와 모토로라 등 해외 경쟁업체들이 중저가 시장을 노리고 주력하는 동안 국내업체들은 이 시장에 대해 너무 간과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한때 세계 판매 2위까지 올랐던 삼성전자는 '나홀로' 프리미엄 전략을 내세우며 중저가 시장을 외면하다 수익성 하락에 직면했다. 특히 새로 생겨나는 시장의 60%가 중저가 시장인 점을 감안하면 삼성전자의 프리미엄 전략은 ‘실수’였다는 결론이다.

실제로 프리미엄 휴대폰 시장도 2004년 ‘레이저’를 출시해 5000만 대를 판매한 미국의 미국 모토로라에게 빼앗기기 시작했다.

모토로라는 '슬림폰'이라는 새로운 베스트셀러를 내놨지만 국내 업체는 뒤따라 레이저의 아류인 슬림폰만을 양산해 냈지 독특한 디자인을 선보이지는 못했다.

기술지향에서 디자인 지향으로 가는 세계적인 트랜드를 읽어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결국 국내 업체의 시장점유율은 갈수록 떨어졌다.

LG전자와 팬택앤큐리텔의 사정은 더 악화된 상태다. 이들 업체의 경우 시장을 주도할 만한 히트상품을 거의 내놓지 못했다. 뚜렷한 가격 전략도 없어 단기간 내에 실적호전을 기대하기는 힘들다는 것이 증권가 애널리스트의 공통된 지적이다.

이 때문에 2분기 들어서 부터 휴대전화 업계에서 곧 구조조정의 태풍이 곧 닥칠 것이란 전망이 나오기 시작했다.

◆ 업계, 몸집 줄이기에 '안간힘'

지난해 1차 구조조정으로 몸살을 않았던 팬택앤큐리텔은 지난달에 '희망퇴직'이라는 명목으로 또 한차례의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이 회사의 관계자는 "감원이 주로 R&D부문의 연구원의 주류를 이루고 있어 앞으로의 기술 개발에 장애가 되지 않을까 우려가 된다"면서도 수익성 제고차원에서 어쩔 수 없었다고 토로했다.

LG전자는 올해 초 휴대폰 제조와 관련 연구원을 적지 않은 숫자를 경기 평택공장의 ‘일반직’으로 발령해 사실상 퇴직을 종용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이 과정에서 상당수 연구원이 회사를 떠나기도 했다.

국내 업계 1위인 삼성전자는 가시적인 감원이나 연구인력 이동은 아직까지 없다. 하지만 사내 분위기만큼은 매우 가라앉은 상태다. 블루블랙폰과 같은 월드베스트 제품이 연이어 나오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 회사의 한 연구원은 "우리 회사가 몸집이 크기 때문에 아직 감원을 하고 있지 않지만 위에서 아래까지 사태의 심각성을 뼈 속 깊이 느끼고 있다"고 전했다.

◆ 하반기 휴대폰업계 전망…새 모델에 사활

증권가에선 3분기부터는 휴대폰 제조사들의 매출실적이 좋아질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전망하고 있다.

제조업체들 역시 하반기부터는 상반기보다 더 많은 신모델이 쏟아질 것이며 선물을 많이 하는 크리스마스 등 공휴일이 많이 자리한 하반기에 휴대폰매출이 급격히 늘어날 것으로 기대했다.

삼성전자는 의욕적으로 개발한 세계 최박형 슬림폰시리즈인 울트라 에디션을 선보일 예정이다.

삼상전자 IR팀장인 주우식 전무는 "하반기에 미국에서 몇 개 발표한 슬림핸드폰 모델과 WCDMA핸드폰도 슬림으로 내고 HSPDA 모델, 와이브로 DMB 등등 신 모델을 많이 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LG전자 역시 지난해 큰 인기를 모았던 초콜릿폰의 후속모델인 초콜릿폰2에 기대를 걸고 있고, 팬태앤큐리텔은 자체 브랜드 고수 전략을 잠시 접어두고 노키아와 제조자설계생산(OEM) 방식의 대규모 납품 계약을 체결하며 수익성 높이기에 나섰다.

한편 VK의 매각설도 증권가에선 나오고 있다. 증권가에선 모토로라가 과거 어필텔레콤 인수와 팬택의 지분을 소유한 사례를 들어 중저가 시장을 공략했던 VK를 인수해 관련시장 강화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삼성증권의 한승호 연구원은 "VK가 소유한 슬림기술을 포함한 제품 개발 능력에 대해 탐을 내는 업체들이 많을 것"이라며 "문제는 부도가 난 VK가 협상테이블에 동등하게 나설 수 있겠느냐"며 헐값 매각 가능성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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