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 마피아' 비리를 수사하는 검찰이 감사원 감사관과 특정 납품업체가 유착한 단서를 확보, 수사에 착수했다.
13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1부(김후곤 부장검사)는 서기관급 감사관 A씨가 관여해 2012년 레일체결장치 납품업체 AVT에 유리한 감사결과를 냈다는 의혹과 관련해 비리 혐의가 있는지 수사하고 있다.
A씨는 철도고 출신으로 한국철도시설공단이 발주하는 각종 사업을 감사하면서 납품업체 AVT와 인연을 맺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검찰은 지난달 28일 철도시설공단과 납품업체들을 압수수색하면서 A씨의 자택과 사무실에서도 관련 자료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감사원이 2012년 KTX 운영·안전실태 감사에서 경부고속철도 2단계 레일체결장치의 성능 문제를 지적한 이후 철도시설공단이 발주한 궤도공사에서 AVT가 납품을 사실상 독점하게 된 과정에 주목하고 있다.
당시 감사원은 AVT의 경쟁업체인 P사가 납품한 레일체결장치 부속품인 레일패드 품질을 시험한 결과 '정적 스프링계수'가 기준을 초과했다며 재시공을 요구했다.
이는 고속열차의 하중을 분산하는 레일패드가 딱딱해져 주행안전성에 문제가 생겼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후 감사원이 제시한 성능기준이 지나치게 엄격하다는 논란이 있었지만 철도시설공단은 당시 발주한 호남고속철도 궤도부설 공사에서 AVT에 납품을 몰아줬다.
철도시설공단은 2012년 8월 자재공급에서 P사를 배제시키라는 내용의 공문을 지역본부에 내려 보내기도 했다. 그 결과, P사는 사업참여 배제가 부당하다며 공단을 상대로 소송까지 벌였으나 공사를 따내지 못했다.
검찰은 콘크리트궤도 설치공법인 'B2S 공법'의 특허를 갖고 있는 김모씨가 AVT에 유리한 감사결과를 유도했는지도 살펴보고 있다. 검찰은 김씨의 개인 사무실도 압수수색했다.
이 공법은 독일 보슬로사 제품을 적용하도록 설계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