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는 13일(현지시간) 이틀간의 조정 이후 상승세로 마감했다. 주요 기업들의 인수·합병(M&A)과 함께 반도체업종에 호재가 전해졌지만 이라크 악재로 상승폭은 제한됐다.
다우지수는 이날 41.55포인트(0.25%) 상승한 1만6775.74로 잠정 마감했다. S&P500지수는 6.05포인트(0.31%) 오른 1936.16을, 나스닥은 13.02포인트(0.30%) 상승한 4310.65를 기록했다.
이날 상승에도 주요 지수는 주간 기준 모두 약세를 연출했다. 다우지수는 이번 주 0.9% 하락했고 S&P500지수와 나스닥은 각각 0.7%와 0.3%의 주간 낙폭을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증시가 상승폭을 상당 부분 반납했지만 중기적인 전망은 여전히 밝다는 의견을 내놨다. 매트 말리 밀러타박앤드컴퍼니 투자전략가는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이라크 등) 해외 재료가 아직 대형 악재는 아니라고 본다"면서 전일 약세에 대해 "시장은 이미 조정 가능성이 높았으며 이라크 사태가 세상의 끝은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오바마 “이라크에 지상군 파병 안 해...즉각 공습 없어”
이라크 사태는 좀처럼 해결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이라크에 대한 즉각적인 공습 계획은 없다고 이날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통해 이같이 말하고 지상군을 파견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국가안보 담당자들에게 이라크군을 도울 방법을 강구하라고 지시했다"면서 "앞으로 수일에 걸쳐 제안된 방법들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라크 사태는 사실상 내전으로 확산하고 있다. 급진 수니파 무장세력인 '이라크·레반트 이슬람국가'(ISIL)는 수도 바그다드 북부 지역까지 진격해 정부군과 교전을 벌였다.
△인텔 주도 반도체업종 강세...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 0.9% ↑
반도체업종이 오랜만에 시장의 활력소가 됐다. 세계 최대 반도체업체 인텔의 주가는 6.5% 올랐다. 인텔은 전일 장 마감 후 기업들의 PC 수요가 예상보다 강하다면서 2분기 매출이 137억 달러를 3억 달러 초과 또는 미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기존 전망은 물론 월가 예상치를 모두 상회하는 것이다.
로스캐피털과 도이체방크 등 주요 투자기관들은 인텔에 대한 투자등급을 ‘매수’로 상향했다.
업종 대표종목 중에서는 어플라이드머티리얼스의 주가가 3% 올랐고 미국 1위 D램업체 마이크론테크놀로지가 0.7% 상승했다.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는 0.8% 올랐다.
△M&A 잇따라...오픈테이블 주가 47% 폭등
M&A 호재도 이어졌다. 온라인 여행 예약사이트 프라이스라인그룹은 온라인 레스토랑 예약업체인 오픈테이블을 26억 달러에 인수한다고 밝혔다. 프라이스라인은 오픈테이블에 전일 종가 대비 46%의 프리미엄을 인정한 주당 103달러를 지급할 것으로 알려졌다. 오픈테이블의 주가는 47% 폭등했다.
세계 최대 슬롯머신업체 인터내셔널게임테크놀로지는 10% 올랐다. 복권운영업체 G테크가 인수를 제안했다는 소식이 호재가 됐다.
의류체인 익스프레스는 시케모어파트너스가 인수를 위한 실사에 나선 것으로 알려진 뒤 주가가 20% 넘게 뛰었다.
△5월 PPI 0.2% 하락...소비심리 부진
경제지표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 5월 생산자물가지수(PPI)는 0.2% 하락했다. 전월에는 0.6% 올랐고 월가는 0.1%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변동성이 높은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PPI는 전월과 같았다.
지난 1년 동안 PPI는 2.0% 올랐다. 이는 전월의 2.1%에 비해 0.1%포인트 하락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날 PPI 결과에 대해 수요가 물가를 끌어올릴 정도로 살아나지 않고 있다는 평가를 내놨다.
미시간대학과 톰슨로이터의 6월 소비자신뢰지수 잠정치는 81.2를 기록했다. 이는 전월 확정치 81.9에서 하락한 것으로 3개월 만에 최저치다. 전문가들은 82.8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라크 우려로 유가 상승...WTI 0.4% ↑
이라크 사태로 유가는 상승세를 이어갔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7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38센트(0.4%) 오른 배럴당 106.91달러를 기록했다.
8월물 금은 10센트 상승한 온스당 1274.10달러로 마감했다.
미국 국채 가격은 보합세를 나타냈다. 오후 3시 30분 현재 10년 만기 미국채 금리는 전일에서 별다른 변화없이 2.61%를 기록했다.
외환시장에서는 영란은행의 조기 금리인상 가능성이 커지면서 파운드화가 강세를 보였다. 파운드·달러 환율은 0.2% 오른 1.6962달러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