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규제, 겨울에 여름옷"… 최경환호 경제정책, 저성장 고착화 푸나

입력 2014-06-16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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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여름 옷을 한겨울에 입고 있는 셈이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가 부동산규제를 박근혜정부 2기 경제사령탑으로서 던진 첫 화두다. 그는 현재의 부동산규제를 ‘계절에 맞지 않는 옷’에 비유하며 현실에 맞지 않은 과거 규제의 틀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과감한 규제완화 정책 드라이브를 예고한 것이다.

최 후보자는 지난 13일 기자들과 만나 “우리 경제가 과거 같은 6∼8% 성장은 못 하겠지만 상당한 다이내믹스로 5∼10년은 가져가야 고령화 시대를 맞을 수 있다”고 말했다. 새 경제팀의 정책방향을 ‘분배’보다는 ‘성장’에 무게를 둘 것임을 시사한 대목이다.

이에 따라 세월호 참사로 위축된 내수경제를 되살리고 그동안 중단된 경제혁신3개년 계획을 재가동해 저성장 고착화를 풀 수 있을 지 관심이 모아진다.

최 후보자는 부총리에 취임할 경우 시장을 옥죄는 규제 혁파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지난 4월 새누리당 원내대표 당시 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도 “민생 경기와 부동산 시장 활성화를 위해 LTV, DTI 등의 규제를 지역별, 연령대별로 조정해야 한다”고 주장한만큼 주택담보대출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 등 부동산 관련 규제에 대한 대수술은 이미 예고됐다.

서비스업 규제와 관련해서는 의료와 교육규제 철폐가 관심사다. 지식경제부(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으로 재직하던 지난 2009년 12월 “영리 의료법인과 영리교육법인을 육성해 서비스업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고 언급했다.

실종된 창조경제의 불씨도 되살아날 조짐이다. 과거 최 후보자가 지경부 장관을 지낸 바 있어 산업계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편이다. 신임 최양희 미래창조과학부 후보자와 국가 R&D전략기획단 비상근 단원으로 함께 호흡을 맞춘 바 있어 창조경제에 대한 정책공조에 대한 기대감도 높다.

최 후보자는 또 “우리 경제의 4분의 3이 시장이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경제관료 출신답게 경제 성장을 위해 규제를 풀어주고 세금을 내려 시장의 숨통을 틔워주는 친시장적인 행보가 점쳐진다. 배당 강화, 자본시장 참여 시 혜택을 주는 금융상품 개발 등이 관련 정책의 밑그림이다.

세제와 관련해서는 증세 보다는 감세를 통한 경제활성화로 재정건전성을 높여야 한다는 게 최 후보자의 평소 경제관이다. 그는 2008년 법인세 인하를 주장하며 “감세를 하게 되면 내수 가처분 소득이 늘어나 경제가 회복되는 선순환구조가 살아난다”고 했다.

새경제팀은 성장을 중시하지만 수출 대기업 위주의 고환율 정책기조는 변화를 맞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최 후보자는 “경상수지 흑자가 국민 삶의 질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하는 정책을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금까지는 수출을 해서 일자리를 만들어야 해 고환율을 강조했지만 그렇게 경제가 성장해도 국민에게 돌아오는 게 없다는 인식에서다. 다만 이에 대해 기재부 측은 “현재 외환시장 상황을 염두에 둔 것은 아니다”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같은 맥락에서 경제민주화는 후퇴 논란이 불가피해 보인다. 그는 지난해 6월 경제민주화 입법 논란이 한창일 당시 “갑을 관계와 불공정 문화 개선 등을 위한 경제민주화 입법을 적극 추진하되 창업의욕을 떨어뜨리고 기업을 옥죄는 법안들을 처리하는 것은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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