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와 스마트폰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다. 미디어 간 경계가 점점 옅어지고 있는 것이다. 과거에는 동일 콘텐츠를 시청하더라도 때와 장소에 따라 다른 매체를 활용했지만 이제는 장소를 불문하고 매체 간 이동이 자연스러워졌다. 즉 방송, 통신을 구분해 논제로 삼았던 시대는 지나고 모바일 컨버전스 시대에 돌입한 것이다.
◇ “큰 물에서 놀아라”스마트폰보다는 TV = 스마트폰 영상 콘텐츠를 대형 TV 화면에 그대로 옮겨 볼 수 있는 N스크린 기기 출시가 잇따르고 있다. 퇴근 길 피곤한 몸을 달래며 스마트폰으로 영화를 감상하다 집에 도착하면 곧바로 TV에 연결해 연이어 영화를 볼 수 있는 상황이 현실화된 것이다.
SK텔레콤은 최근 ICT 벤처업체인 캐스트프로와 함께 TV 고화질멀티미디어인터페이스(HDMI) 단자에 꽂기만 하면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의 영상을 그대로 TV로 옮겨 볼 수 있는 ‘스마트미러링’을 선보였다.
스마트미러링은 앞서 출시된 구글 크롬캐스트 등 기존 제품들과 달리 스마트기기에 별도의 앱을 설치하지 않아도 될 뿐 아니라, 스마트기기 초기 화면에서 별다른 화면 출력 방식을 변경할 필요가 없다. 또 스마트폰의 와이파이 기능만으로 이용할 수 있어 초고속 인터넷에 가입하지 않아도 사용 가능하다.
즉 스마트 영상 화면을 그대로 대형 TV 스크린으로 확대해서 볼 수 있다는 의미다. 사용자는 이를 통해 프레젠테이션, 화상회의 등 비즈니스에 활용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영화나 게임 등 다양한 콘텐츠를 보다 큰 TV 화면을 통해 즐길 수 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최근 무제한 요금제 등으로 다양한 콘텐츠 이용이 늘고 있어 스마트미러링을 통해 보다 쉽고 편리하게 대형 화면으로 즐길 수 있을 것”이라며 “향후 해외시장 진출도 추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유사한 방식의 구글 크롬캐스트는 큰 틀에서는 모바일 영상을 대형 TV 화면에서도 시청할 수 있다는 개념은 같지만, 세부적인 기술면에서는 스마트미러링과 조금 다르다.
크롬캐스트는 가정 내 와이파이를 통해 ‘유튜브 동영상’, ‘티빙’, ‘구글 플레이 무비’ 등 스트리밍 서비스에 접속해 이용하는 방식이다. 특이한 점은 방송 콘텐츠를 TV 화면으로 실시간 즐기면서 스마트폰으로는 통화, 문자 등 다른 기능을 동시에 할 수 있다는 점이다. 즉 유튜브 등 동영상 서비스에서 빠져나와 다른 스마트폰 기능을 터치해도 TV 화면은 그대로 진행된다.
◇ TV에서 스마트기기로 옮겨 연속 시청 = TV에서 지난주에 놓쳤던 인기 드라마를 재방영해 주고 있다. 죽은 줄만 알았던 주인공이 갑자기 살아 돌아와 반전을 주는 장면이다. 그 순간 방에서 도움이 필요한지 할머니께서 부르신다. 공간 이동과 동시에 TV 화면도 같이 이동할 수는 없을까.
TV에서 보던 드라마를 스마트기기로 이어서 볼 수 있는 서비스가 출시됐다. 거실에 있는 TV로 보던 드라마를 화장실이나 작은 방에서 스마트폰으로 이어 볼 수 있는 기술이다.
케이블 업체 씨앤앰케이블방송은 스마트미러링, 크롬캐스트 등과는 반대 개념인 시청 중인 TV 화면을 그대로 스마트폰에 옮겨 시청이 가능한 미러TV를 출시했다. 이는 씨앤앰이 지난 1월 상용화한 ‘C&M 스마트TV Ⅱ’에 탑재된 기능이다. 스마트폰만 있으면 안방, 화장실 등 집안 어디에서든 TV 프로그램 시청이 가능하다.
미러TV 기능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스마트폰이 셋톱박스와 동일한 와이파이로 연결돼 있어야 한다. 안드로이드 플레이스토어와 애플 앱스토어에서 ‘씨앤앰 스마트 리모컨’ 앱을 설치해 사용하면 된다.
현재 MBC드라마넷, YTN, 종교채널 등 90개 채널에 미러TV 기능이 적용돼 있으며 씨앤앰은 향후 채널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씨앤앰 관계자는 “미러TV 기능은 무료로 사용할 수 있다”며 “C&M 스마트TV Ⅱ가 일반 TV를 통해 3000여개의 다양한 앱과 최대 259개의 실시간 채널을 서비스하고 있는 만큼 미러TV 활용도도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