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 강세에 이라크발 유가 불안까지… 재계, 수출 경쟁력 비상

입력 2014-06-16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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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가 연이은 대외 악재에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16일 재계에 따르면 지속된 원화 강세로 가뜩이나 글로벌 경쟁력이 약화된 상황에서 거대 산유국인 이라크 사태가 생산성에 미칠 부정적인 영향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라크 정부는 전후 복구 재원 마련을 위해 원유 생산을 적극적으로 확대해 왔다. 국제에너지기구(IEA) 집계 결과 세계 원유 생산량에서 이라크가 차지한 비중은 2011년 3.63%(267만 배럴)에서 2013년 4.10%(307만 배럴)로 증가했다. 이는 최근 몇 년간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 대부분이 유가 유지를 위해 생산량을 줄인 것과 반대되는 행보다.

이라크의 주요 유전과 정유시설 등이 분쟁 지역이 아닌 남부에 주로 몰려있는 만큼 현지 원유 생산에 당장 큰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이 작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문제의 수니파 무장 세력이 대표적인 과격 단체인 만큼 이번 사태가 내전으로 비화할 경우 정상적인 원유 생산이 어려워져 국제유가가 배럴당 120달러까지 치솟을 것으로 보고 있다.

재계는 이라크가 또 다시 중동의 화약고로 떠오르자 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도 초고유가 대비책 마련 고심하고 있다. 한 대기업 임원은 “과거 이라크에서 정정불안이 생길 때마다 국제유가에 악영향을 미쳤다”며 “한국은 원유를 전량 수입하는 자원 빈국인 만큼 국제유가 상승은 생산비용 증가로 이어져 채산성이 악화되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그는 “이미 석유 수급 불안 상황에 대한 학습효과로 인해 기업들의 대응 능력이 향상됐다고 하지만 근본적인 경쟁력 상실이 불가피할 전망”이라고 관측했다.

석유화학 업계 한 관계자는 “생산공장에서 에너지를 많이 소비할 수 없는 구조인 만큼, 이번 이라크 사태에 따른 생산비용 증가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면서 “현재로는 그동안 추진해온 생산효율 증대에 더욱 고삐를 죄는 것 외에 뾰족한 대책은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원화 강세에 고유가까지 겹쳐 수출 경쟁력이 크게 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업계의 자구 노력과 함께 정부의 정책적인 지원도 뒷받침돼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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