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신용등급 강등에 우량기업들도 전전긍긍

입력 2014-06-16 14:07 수정 2014-06-17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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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만에 신용등급이 강등된 포스코가 시장의‘태풍의 눈’으로 떠올랐다. 신용등급 강등 여파가 여타 우량기업에도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전전긍긍하는 모습이다.

지난 11일 한국기업평가는 포스코에 대해 세계 철강업황 부진으로 인한 수익성 악화와 원재료 확보 관련 지분투자, 해외 일관 제철 투자 및 공장 증설로 인한 재무적 부담 등을 이유로 신용등급을 ‘AAA’에서 ‘AA+’로 한 단계 강등했다. 1994년 이후 20년 만의 일이다.

한국신용평가와 NICE신용평가에서는 13일 포스코의 신용등급은 ‘AAA’로 유지했지만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내렸다. 신

채권시장에서는 이번 한기평의 포스코 신용등급 강등으로 포스코에너지, 포스코특수강, 포스코건설ㆍ대우인터내셔널 등 계열사들의 신용등급 강등으로 이어질 것이란 도미노 현상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다.

마재열 한기평 기업본부장은 “포스코의 신용등급 강등이 계열사 신용도에 미치는 영향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밝혔다. “모기업의 신용등급이 하락으로 계열사들의 신용등급도 떨어지는 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채권시장에선 이를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는다.

한 채권시장 관계자에 따르면 “모기업 계열사들의 신용등급에까지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가 단지 기우로만 그치지 않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실제로 신평3사에서는 KT가 모기업으로서의 지원가능성에 손상이 발생했다는 이유로 KT스카이라이프, KT렌탈, KT캐피탈 등 계열사들에 대해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한바 있다.

또한 포스코의 신용등급 강등 이후 우량기업들에 대한 신용등급 조정 속도도 가속화될 것이란 전망이다.

‘AAA’였던 포스코가 ‘AA+’로 낮아지면서 ‘AAA’ 지위를 유지하는 기업은 현대자동차, SK텔레콤, KT 뿐이다. 또한 ‘AA’급 이상 기업들에 대해서도 등급에 대한 신뢰도 저하와 재무부담이 가중된다면 등급 변동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KT의 경우 등급 전망이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된 상황이기 1~2년내에 ‘AAA’ 등급을 상실할 가능성도 높아 보인다. 국내외 신용등급 괴리차가 높은 현대차, SK텔레콤, LG화학, 기아차, S-Oil, GS칼텍스, 롯데쇼핑, 이마트, 현대제철 등도 예외일 수 없다. 기업의 신용등급 강등 영향으로 회사채 발행 금리가 높아지며 자금조달 비용에 대한 부담 또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강수연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정유, 화학, 에너지, 통신, 유통 등의 업황 둔화 우려로 중장기적으로 등급 하락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AA’급 이상 기업에 대한 등급 고평가 우려가 지속적으로 제기됐다며 국내외 신용등급 괴리차가 높은 기업들을 중심으로 부담이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황원하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등급이 해외등급과 수렴되는 과정이라며 포스코 이외의 기업들에 대한 추가 등급 조정이 잇따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최종원 삼성증권 연구원은 “다른 기업들에 대해서도 연쇄적인 신용 등급 조정이 나타날 수 있다며 회사채 시장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다만 신용등급이 강등되더라도 ‘AA’급 우량등급 이상의 경우 발행금리가 조정되는 수준에 그칠 것이란 분석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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