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기자의 맛 이야기] 담치마을, 자연산 홍합 '섭'을 찾아서

입력 2014-06-18 1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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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들에게 예상치 못한 보너스와도 같았던 6월초 황금연휴기간을 맞아 강원도 양양을 다녀왔다. 6일 금요일에 떠나 7일 토요일에 돌아오는 짧은 일정이었지만 '굵고 꽉찬' 일정으로 길지 않았던 여행의 아쉬움을 달랬다.

'맛 집을 사랑하는' 본 기자에게 짧은 여행을 풍족하게 만들기 위한 가장 첫 번째 조건은 '진짜' 맛집찾기!

하지만 강원도 지역과는 평소 인연이 적었던 탓에 맛집을 찾기가 쉽지가 않았다. 블로그를 통해 정보를 얻자니 넘쳐나는 광고 속 알짜배기 정보를 골라내기는 그야말로 하늘의 별따기였다. 넘쳐나는 블로그 광고 속 '진짜' 맛집을 찾기 위한 방법으로 '오빠랑'이란 단어를 통해 검색하는 방법도 있다지만 그것도 이제는 너무 많이 알려져 실효성이 없다고 한다.

이럴 때 가장 믿을 만한 방법은 현지에 살고 있는 지인들을 활용하는 방법이다. 선배의 친구가 양양이 고향이라는 말에 어렵게 맛집을 수소문했다. 결국 선배의 친구의 고향 친구들이 즐겨찾는다는 맛집 한 곳을 추천받았다.

양양 읍내에 위치한 섭국 전문점 '담치 마을'이 그곳이다.

'섭'이라 하면 다소 생소하게 받아들이는 독자들이 많을 것이다. 섭은 자연산 홍합으로 주로 동해안에서 먹는다고 한다. 우리가 흔히 먹는 홍합(양식 진주 담치)에 비해 크기가 크고 육질이 쫄깃하며 맛고 향이 진하다.

담치 마을은 이 섭을 주재료한 요리들을 선보이는 곳이다. 종류는 그리 다양하지 않다. 섭국과 섭지리, 섭죽, 해물파전이 전부다.

그나마 섭죽은 2인 이상, 1시간 전에 주문해야 한단다.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리는 탓에 섭국, 섭지리, 해물파전을 시켰다.

주문을 하고 음식점 안을 둘러봤다. 가정집을 개조해 만든 가게 안은 깔끔하고 단정한 분위기였다.

가게 안을 둘러보고 있는 사이 밑반찬이 나왔다. 반찬들 역시 깔끔하고 단정한 모양새를 갖추고 있었다. 마치 어머니가 집에서 만들어 준 듯한 정갈하고 소박한 맛은 본 메뉴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기에 충분했다.

해물파전이 나왔다. 해물파전이라기 보다는 해물전이라는 말이 더 적합할 정도로 해물이 듬뿍 들어있었다. 섭은 물론이고 오징어, 새우, 조개살 등이 심심치 않게 들어있었다.

해물이 많이 들어있는 탓에 바삭한 식감보다는 부드럽고 촉촉한 느낌이 강했다.

이어 섭국과 섭지리가 나왔다. 섭국은 칼칼한 고추장 국물에 부추와 당면 등을 넣고 끓인 얼큰한 탕과 같았다. 마지막에는 계란도 풀어넣었다.

영동지방 그 중에서도 양양지방에서 주로 먹는다는 섭국은 진하면서도 달큰 국물 맛이 일품이었다.

섭지리는 맑은 국물에 청양고추를 넣어 칼칼하면서도 시원한 맛을 자랑했다. 발라낸 섭의 살과 두부, 부추 등 건더기도 풍부했다. 같이 간 일행은 섭지리 국물 한 숟가락을 맛보고 전날 마시지도 않은 술이 깨는 것 같다는 농담을 건내기도 했다.

섭을 메인으로한 한끼 푸짐한 식사를 마쳤다. 토속음식인 만큼 섭국의 경우 호불호가 갈렸고 섭지리는 무난한 평가를 받았다.

아! 주의 할 점. 해물파전의 경우 양이 많기 때문에 해물파전을 시킬 경우 본 음식은 인원 수보다 하나 더 적게 시킬 것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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