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산시스템 변경을 두고 갈등을 빚은 국민은행 이사진이 17일 비공개 간담회를 갖고 사태해결 방안에 대해 논의하기로 했다. 이사진이 한 자리에 모이는 것은 지난달 30일 임시 이사회 이후 보름여만의 일이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은행 이사회는 오는 17일 오전 모처에서 비공개 간담회를 열고 주요 현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간담회에는 이건호 국민은행장과 정병기 상임감사 등 사내이사와 김중웅 이사회 의장 등 사외이사 6명이 모일 예정이다.
이날 만남에서는 전산 교체 과정과 관련한 감독 당국의 특별검사를 비롯해 사태 해결방안과 관련한 이사진의 의견이 오갈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달 30일 임시이사회에서 이사진들은 7시간이 넘는 마라톤 회의에도 불구하고 서로의 입장차만 재확인한 채 모든 결론을 금융감독원 검사 결과 뒤로 미뤘다.
금감원이 전산시스템 변경 계획 과정에 연루된 임원진들을 대거 징계 대상에 포함하면서 이번 간담회에서 어떤 논의가 오갈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앞서 금감원은 김재열 KB금융 CIO(전산담당 전무)와 박지우 국민은행 부행장에게도 업무집행정지를 통보했다. IT 관련 부서 직원 상당수에게도 징계 내용이 전달된 상태다.
금감원이 전산교체 의사결정 과정에 문제가 있었다고 인정한 것이라면 사외이사들은 정 감사 측의 주장을 계속 거부할 수만은 없다. 정 감사는 전산교체 관련 보고서의 작성 과정에 의혹이 있다고 보고 특별감사를 벌였으나 감사결과 보고가 받아들여지지 않자 금감원에 특검을 요청했다.
한편 금감원은 특검 후 지난 9일 임영록 KB금융지주 회장과 이건호 국민은행장에게 중징계를 사전통보했다. 금융지주 회장과 은행장을 대상으로 한꺼번에 중징계가 내려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