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리커창 총리를 뒷전으로 끌어내리고 경제 분야마저 장악했다. 가뜩이나 마오쩌둥 이후 가장 권력집중 현상이 심하다는 비난을 한몸에 받아온 시 주석이 ‘경제는 총리가 맡는다’는 불문율마저 깬 것이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지난주 시 주석이 거시경제 정책 총사령탑인 중앙재경영도소조 조장을 맡아 회의를 주재하고 리 총리는 부조장을 맡았다고 보도했다. 장쩌민 전 주석이 1998년 주룽지 당시 총리에게 조장을 맡긴 이후 중국에서 총리가 항상 경제 수장으로 개혁을 진행해왔다. 시 주석은 ‘중국판 국가안전보장회의(NSC)’인 국가안전위원회 주석을 맡는 등 핵심 직위만 무려 10개에 이르게 됐다.
서구에서는 대규모 경기부양책을 자제하는 대신 취약한 특정 부문만 지원하는 목표 지향적인 정책을 펼치는 중국 정부의 정책을 리 총리를 빗대 ‘리코노믹스’라고 불렀다. 시 주석이 경제 수장이라는 지위마저 확보하면서 ‘리코노믹스’는 ‘시코노믹스’로 바뀌게 됐다.
개혁에 좀 더 박차를 가하기 위해 시 주석이 총대를 다 내가 매겠다는 생각으로 경제까지 떠안았을 수 있다. 그러나 혼자 모든 것을 다 책임지겠다는 개혁은 실패로 끝날 수밖에 없다는 것은 역사적으로 이미 증명됐다. 중국 송나라 때 왕안석의 신법, 마오쩌둥의 대약진운동 모두 독단적이고 독선적인 일 처리가 실패로 끝난 사례다.
또 덩샤오핑 시대만 하더라도 개방을 통해 경제를 살린다는 하나의 목표만 이루면 됐지만 현재 중국은 높은 경제발전을 지속하면서도 부정부패와 환경오염 문제를 잡고 빈부격차를 해결해야 하는 등 복잡다단한 상황이어서 그 어느 때보다 세심한 접근이 필요하다.
넘치는 자신감이야 좋지만 시 주석 홀로 이런 과제들을 다 책임질 수 있을지 참말로 걱정이다. 만일 그가 넘어진다면 중국 경제는 과연 누가 책임질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