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중공업, 감사 뒤 100명 권고사직 단행

입력 2014-06-18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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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비리 적발된 직원 회사 떠나… 인력 구조조정 수순밟기 분석

삼성중공업이 지난 2월 말부터 실시한 그룹의 경영진단 이후 100여명의 직원을 권고사직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중공업 안팎에서는 사실상의 인력 구조조정 수순으로 보고 있다.

최근 삼성중공업을 퇴직한 A씨는 18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협력업체와의 식사 자리를 몇 번 가진 것으로 그룹 감사에서 지적을 받았다”며 “사측에서 권고사직을 제안했고 분위기상 받아들일 수 밖에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나처럼 감사 이후 권고사직을 받은 직원이 100여명에 달한다”고 밝혔다.

삼성중공업에서 권고사직을 받은 직원 대부분은 협력업체와의 식사와 같은 향응이나 사내 직원 간 카드게임 등 부도덕한 행위를 지적받았다. 이와 관련해 지난 14일 한 직원이 ‘그룹 감사가 부당하다’며 농약병을 들고 감사팀에 찾아가 항의하는 일도 벌어졌다.

당초 삼성그룹은 지난 2월 12년 만에 삼성중공업 경영진단을 하면서 “사업 영역만 들여다보는 정례적 진단”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감사 영역이 회사 직원까지 확대되면서 그룹 차원에서 인력 조정에 나선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 직원들은 이미 구체적 조건이 담긴 희망퇴직 문자메시지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에서는 삼성중공업이 희망퇴직을 실시해 최대 1000여명의 인력을 줄일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해양플랜트 부문의 저가 수주로 1조원 규모의 부실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분기에는 5000억원 규모의 공사손실충당금을 실적에 반영하면서 3625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이에 대해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희망퇴직 실시와 관련해 회사 차원에서 문자를 보낸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 이어 “현시점에서의 공식 입장은 ‘사실무근’이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생산직 위주로 소문이 돌고 있는 것 같다”며 “지난해 삼성에버랜드로 건설 부문 인력 100여명이 이동한 이후 회사를 떠나거나 이동하는 식의 인력 조정은 없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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