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주택시장이 2년래 최악의 부진을 보이면서 경제 뇌관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불안이 커지고 있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18일(현지시간) 지난 5월 70개 대도시 중 35곳의 신규주택 가격이 전월 대비 하락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지난 2012년 5월 이후 가장 많은 도시가 하락한 것이다. 4대 도시 가운데 베이징은 0.2% 오르고 광둥성 성도인 광저우는 전월 대비 변동이 없었다. 그러나 상하이는 0.3% 떨어져 2년 만에 처음으로 하락세를 보였고 광둥성 선전도 0.2% 하락했다. 항저우는 전월보다 1.4% 하락해 70개 대도시 중 가장 큰 하락폭을 기록했다.
야오웨이 소시에떼제네랄 이코노미스트는 “중국 부동산시장은 악화하고 있다”며 “부동산개발업체들은 시장 냉각에 앞다퉈 주택가격을 낮추고 있지만 모순되게도 이런 상황에서 구매자들은 추가 가격 인하를 관망하는 자세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JP모건체이스의 주하이빈 수석 중국 이코노미스트는 “부동산은 단기적으로 중국 거시경제 최대 리스크가 될 것”이라며 “부동산은 중국 전체 국내총생산(GDP)에서 직간접적인 비중이 25%에 달한다. 부동산 경기가 더 둔화하면 중국 경제전망 하강 리스크가 커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대리우스 코왈치크 크레디아그리꼴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이날 지표는 주택시장 상황이 갈수록 안 좋아지고 있으며 경제에 리스크로 작용하고 있다는 사실을 다시 상기시켰다”고 설명했다.
중국의 지난달 주택 거래량은 1년 전에 비해 11% 감소했다. 민간통계도 부동산시장의 부진을 가리키고 있다. 중국 최대 온라인 부동산정보업체 소우펀홀딩스가 집계한 5월 100대 도시 평균 주택가격은 전월 대비 0.32% 하락해 2012년 6월 이후 첫 하락세를 나타냈다.
국제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지난주 보고서에서 “부동산업체들이 실적 목표를 맞추고자 주택 분양가를 인하해 올해 집값이 5% 하락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부도 사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규제 고삐를 늦추고 있다. 인민은행은 지난주 시중 대형은행에 모기지 대출 승인에 걸리는 시간을 단축하라고 지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