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뜰폰이 출시 2년만에 가입자를 300만명 유치했지만, 아직까지 대다수 국민들은 알뜰폰 사용에 인색한 것으로 드러났다.
마케팅인사이트는 최근 이동통신 3사 가입자 3189명에게 “앞으로 알뜰폰을 이용하고 싶은지”를 물어본 결과 ‘이용하고 싶다’고 응답한 비율이 20%에 그쳤다고 19일 발표했다. 설문 결과에 따르면 이용하지 않으려는 이유로는 ‘알뜰폰에 대해 잘 모른다’는게 대다수를 차지했다.
조사 결과 알뜰폰과 이통3사의 서비스 만족도는 크게 차이가 없었다. 사용중인 통신 서비스에 대한 전체 만족도는 알뜰폰의 경우 41%, 이통3사는 50%로 이통3사가 다소 앞섰다. 음성 통화품질의 만족도도 알뜰폰이 47%로, 이통3사(51%)와 근소한 차이를 보였다.
그러나 요금만족도 부분에서는 알뜰폰이 55%로 이통3사(34%)를 크게 앞질렀다. 실제로 유사한 서비스의 경우 알뜰폰은 이통3사보다 요금이 최대 50% 저렴하다. 이통3사 ‘LTE42/52/62’요금제의 데이터와 통화량을 알뜰폰에서는 절반 가격인 ‘조건 없는 유심 LTE 21/26/31’로 서비스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많은 사람들이 알뜰폰 하면 예전 폴더폰 수준을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며 “그러나 스마트폰 해비유저가 아닌 일반인 상당수는 알뜰폰을 이용해도 전혀 불편하지 않을 정도로 이통3사와 유사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선 소비자들이 알뜰폰에 대해 올바르게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이통3사의 무분별한 마케팅 정책과 이를 맹신하는 소비자들에게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한국소비자연맹 관계자는 “제조사와 이통3사는 영업이익 창출을 위해 마케팅 전략을 짤 때 비싼 요금제를 쓰도록 유도하고 있다”며 ”국내 소비자들이 공짜 마케팅에 현혹돼 고가의 단말기를 쉽게 교체하면서 핸드폰 교체 주기가 점차 빨라지고 있는 것도 같은 이유”라고 주장했다.
실제로 국내 소비자들의 휴대폰 교체주기는 지난해 2년에서 최근 1년6개월 미만으로 떨어졌다. 업계에선 1년6개월의 교체 주기도 곧 1년으로 단축될 것으로 보고 있다.
소비자단체들은 이통3사의 과도한 마케팅의 사례로 최근 우후죽순 출시된 할인 프로그램을 꼽고 있다. 이들 프로그램은 표면적으로 고객 우대를 내세우고 있지만, 실제로는 불필요한 통신비 지출을 부채질하고 있다는게 소비자단체들의 시각이다.
KT는 지난달 영업재개와 동시에 ‘스펀지 플랜’ 제도를 내놨다. 이 상품에 가입하고 1년이 지난 시점에 누적 기본료가 70만원 이상 되고 쓰던 휴대폰을 반납하면, 단말기의 잔여할부금이 전액 면제된다. 즉, 1년만에 새 휴대폰으로 교체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이 혜택을 받으려면 최소 77요금제(실 납부 기본료 5만9000원) 이상 요금제의 기본료를 꼬박 12개월 납부해야 한다. 데이터 사용이 잦지 않은 사용자들도 어쩔 수 없이 해당 정액 요금제에 가입하면서 불필요한 통신비가 지출 되고 있는 셈이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의 착한 기변, 대박 기변 혜택도 별반 다르지 않다. 착한 기변은 62요금제나, 청소년의 경우 42요금제에 가입해야 가능하다. 대박 기변도 LTE8무한대 요금제(8만원대)에 가입해야 추가 혜택이 가능하다.
한편, CJ헬로비전과 SK텔링크 등 알뜰폰 업체들은 소비자들의 진입장벽을 낮추기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CJ헬로비전은 홈페이지와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SK텔링크도 현재 홈페이지를 통해 이용할 수 있는 단말기와 요금제 등을 제공하고 있으며, 요금제 조회·변경이 가능한 앱을 연내 출시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