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와 대전(大戰)을 예고했던 롯데마트 반값분유가 출시 전부터 삐걱거리고 있다.
19일 롯데마트에 따르면 당초 이날 출시 예정이었던 ‘귀한 산양분유’ 1ㆍ2단계 제품은 23일께에나 매장에 선보이게 됐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아이들이 먹는 분유이다 보니 미생물배양 등 자체품질검사 기간을 길게 갖게 돼 출시일이 조금 늦춰졌다”며 “이번 일요일이 의무휴업일이기도 해, 월요일로 일정을 늦추는 것이 나을 것으로 판단했다”고 말했다.
당초 1ㆍ2단계와 동시에 출시될 예정이었던 3단계 분유는 다음달에야 나올 것으로 보인다. 축산물위생관리법상 광고가 금지된 1·2단계 분유(조제분유·유성분이 60% 이상 포함된 분유)는 조기 출시가 가능하지만, 광고를 할 수 있는 3단계 분유(조제식분유·유성분 함유량 60% 미만)는 아직 광고 심의를 통과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광고 심의가 끝나야 용기 제작과 생산, 자가품질검사 등 단계를 밟을 수 있다.
하지만 롯데마트 반값분유 출시 지연을 놓고 업계 일부에서는 이마트 출시 일정에 맞추려고 무리하게 추진하다가 문제가 생긴 것이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그러나 롯데마트 관계자는 “제작 계획을 먼저 갖고 있었기 때문에 경쟁사 출시 일정에 맞추는 안을 고려한 것은 맞다”며 “하지만 일정을 맞추는 것보다 품질에 집중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판단으로 자체품질검사 기간을 길게 갖게 된 것뿐”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이마트와 롯데마트는 지난 11일 각각 파스퇴르와 함께 PNB(Private National Brand) 상품으로 개발한 분유를 NB(제조업체 브랜드) 분유보다 약 40% 싼 값에 내놓는다고 발표했다.
롯데 계열사 롯데푸드가 분유시장 판매 비중이 가장 높은 중가 분유를 이마트에 공급하는 것을 두고도 말들이 많다. 롯데마트가 내놓은 프리미엄급 산양분유는 국내 분유시장의 15%를 차지하고 있고, 이마트의 중가 분유는 65%를 넘는다. 판매량이 비슷하다면 당연히 수익은 이마트가 더 많이 가져가게 되는 구조다.
업계에서는 제조사인 롯데푸드가 롯데마트에서 앞서 이마트와 반값분유 출시를 먼저 결정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롯데마트가 불가피하게 산양분유 시장을 공략하게 된 것 아니냐는 소문도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롯데마트 관계자는 “전혀 사실과 다르다”면서 “출시 논의 단계부터 기존 분유와 다른 고품질 제품을 만들어 보려는 계획이 있었고 최근 프리미엄 상품에 대한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프리미엄급 산양분유를 저렴한 가격으로 출시하게 된 것”이라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