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 사태’로 인해 거래가 정지됐던 동양 주식 거래가 재개된다. 2억주에 달하는 동양의 주식 물량이 보호예수 없이 상장되는 만큼 회사채 피해자들은 출자전환된 주식 매도 시점을 놓고 고심을 거듭할 것으로 보인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동양은 회생계획안에 따라 회사채 채무 등의 55%는 출자전환하고 45%는 2023년까지 7~25%씩 현금으로 갚기로 했다.
기업의 부채를 주식으로 바꾼 동양의 출자전환 주식은 이날 상장돼 거래가 시작된다.
동양 구주의 기준가격은 2830원이다. 매매 시작을 앞두고 호가 접수 시간에 가능한 호가 범위는 1415원(50%)에서 4245원(150%) 사이다. 출자전환된 주식은 주당 2500원에 상장된다.
동양의 주식은 2대 1 감자(자본금 감소), 유상증자, 5대 1 감자를 통해 보통주 기준으로 2억3400여만주가 됐다.
2대 1 감자를 통해 2억4494만여주였던 보통주 발행주식 총수가 1억1973만여주로 감소했고 이 과정에서 현재현 동양그룹 회장 일가 등의 보유주식은 전량 소각됐다.
동양은 이어 제3자배정 방식으로 보통주 10억5252만여주를 발행해 5300여억원을 마련하는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신주 발행가액은 500원으로, 회생 담보권자인 티와이석세스·대한주택보증·농협은행 등이 출자전환하는 방식으로 발행됐다.
유상증자 이후 액면가 500원인 보통주와 우선주 5주를 1주로 병합하는 감자를 결정했다. 감자로 동양의 자본금은 5588억원에서 1177억원으로 줄었다. 발행주식 총수는 보통주 기준 2억3443만주가 됐다.
이처럼 감자된 구주 2400만주와 함께 2억1000만주에 달하는 유상증자 물량 전량이 보호예수 없이 상장되면서 대규모 물량이 쏟아져 주가 급락을 배제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특히 출자전환 주식을 받아 주주가된 피해자들이 주가 급락 시 2차 피해를 볼 상황에 처했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보호예수 없이 주식이 상장하기 때문에 대규모 물량이 쏟아져 주가가 급락할 가능성이 높다”며 “이에 따라 동양 피해자들이 매도 시점을 놓고 고심이 깊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일각에서는 심리적 요인으로 동양 주가의 하락이 불가피하지만 예상보다 높은 가격을 받은 동양매직과 동양파워의 매각이 동양의 주가를 방어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업계 전문가는 “당분간 심리적 요인으로 인해 하락세를 보일 수 있다”며 “하지만 동양매직, 동양파워가 예상보다 높은 가격에 팔린 만큼 주가 하락을 방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