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고가의 장기전세주택(시프트) 860여채를 매각하기로 했다. 공공성에 위배된다는 지적을 수용하기로 한 것이다.
23일 서울시에 따르면 114㎡ 규모 이상의 장기전세주택 861호를 단계적으로 매각하거나 일정 기간(일반적으로 10년) 집값을 나눠 내고 임대기간 종료 후 소유권을 이전하는 분납임대로 전환하는 계획이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매각 대상 주택은 SH공사가 2008년 12월에 사업을 승인받아 건설한 것으로 강일지구(420호), 천왕이펜하우스 2·3·5단지 (432호), 왕십리주상복합건물(9호)에 있는 아파트들이다.
시가 장기전세주택 중 일부를 일시 또는 분납으로 매각하려는 이유는 대형 물량이 공공성에 어긋난다는 지적을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그동안 고가의 장기전세주택에 일부 고소득자들이 살면서 이들에게 최장 20년의 전세기간을 보장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비판이 제기돼 왔다.
감사원은 지난해 4월 “자력으로 주택구입이 가능한 고소득자에게 장기전세주택을 공급해 그만큼 저소득 서민의 장기전세 입주 기회가 제한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서울시의 경영혁신 방안을 컨설팅한 맥킨지와 삼일회계법인도 중·대형 또는 일부 고가 장기전세 주택에 분납임대 제도를 도입해 대형 물량을 정리하는 것이 좋다고 권고했다.
시는 이에 따라 2009년 6월 개정된 임대주택법에 따라 20년 동안 매각이 제한되는 장기전세주택은 제외하고 임대주택법 개정 전에 시가 자체적으로 만든 장기전세주택 861호만 매각이나 분납임대를 추진하기로 했다.
시는 현재 이들 아파트의 실거래 평균가격은 5억2000만원이고, 퇴거자 발생에 따라 아파트를 시세의 80%로 매년 5%씩 매각하면 매년 179억원이 수익이 발생해 SH공사 재정에도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