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거제시는 대표적인 조선도시입니다.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등 굴지의 조선소가 위치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소득 역시 국내 도시들 중에서 손가락에 꼽힐 정도로 많은 편이라는 것은 언론 보도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이런 거제시의 최근 분양 시장 열풍이 심상치 않습니다. 내놓는 아파트마다 완판 행진을 벌이고 있는데, 인구 30만명도 되지 않는 지방 소도시임을 감안하면 이례적인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열풍으로까지 불리는 이유는 무엇인지 지역 부동산 관계자들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먼저 이 곳의 분양시장이 어느 정도 달궈졌는지 살짝 짚어보겠습니다. 지난 13일 홍보관을 열고 남아 있던 174가구에 대한 일반 분양을 시작한 ‘거제 경남아너스빌’은 분양 1주일여만에 대부분 팔렸습니다. 남은 물량들도 계약서 발급만 남겨둔 상태입니다.
앞서 지난달 말 대림산업 계열사인 삼호가 거제 옥포동에서 분양한 ‘e편한세상 옥포’도 전평형 모두 계약 100%에 성공했습니다. 지난해 12월 유림E&C가 분양한 주상복합 ‘거제 장평 유림노르웨이숲’도 일반분양 346가구 모집에 평균 23.19 대 1의 경쟁률로 1순위에서 청약을 마쳤죠.
최근 입주를 마친 사곡동 ‘영진 자이온’에는 2000만~3000만원 웃돈(프리미엄)까지 붙었다니 전국에서 거제를 눈여겨 볼 만 한 일입니다.
이처럼 뛰어난 분양성적과 더불어 웃돈 거래까지 생기는 것은 수요에 비해 공급이 부족하기 때문이라는 것이 지역 부동산업계의 공통된 설명입니다.
오세종 거제사곡지역주택조합 관리부장은 “거제의 경우 신규 아파트 공급이 부족한 상황에서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의 근로자 수요가 여전해 일부 단지는 웃돈(프리미엄)이 붙기도 했습니다”라며 “특히 거제의 경우 인구가 꾸준히 증가해 꾸준히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고 말했습니다.
지난해 거제시 인구는 24만2000여명(9만3500여가구)에서 올해 25만명을 넘어섰습니다. 2곳의 조선소에서 일하는 근로자와 그 가족들의 수만 무려 17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되는데요. 여기에 전입신고를 하지 않은 조선·해운업계 종사자까지 더하면 실제 인구는 30만명에 육박할 것으로 추정됩니다.
외국인 거주자도 지난해 처음 1만명을 넘어섰는데, 거제에선 외국인 대상 아파트의 월 임대료가 200만~250만원, 높게는 300만원까지 형성돼 있다고 하니 공급이 크게 부족해 보입니다.
때문에 실제로 거주하려는 수요자 뿐만 아니라 외국인에 세를 주기 위한 투자자들까지 거제 부동산 시장을 노크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 같은 분양 열풍에 건설사들도 거제 부동산 시장을 눈여겨 보고 있는데요. 올해 사업승인을 받은 물량만 5300여가구에 달할 정도여서 당분간 거제의 분양 열기는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