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펜딩 챔피언 스페인이 24일 새벽 1시(한국시간) 호주를 상대로 2014 브라질월드컵 마지막 경기에 나선다.
1차전 네덜란드와의 경기에서 1-5로 대패한 스페인은 2차전 칠레와의 경기에서도 0-2로 패해 호주전 경기 결과에 관계없이 16강 진출 좌절이 이미 확정됐다. 상대팀 호주 역시 2패로 탈락이 확정돼 호주와 스페인간의 경기는 사실상 의미는 찾아보기 힘든 경기가 됐다.
같은 2패로 탈락이 확정된 상태지만 호주와 스페인을 바라보는 팬들의 시각은 사뭇 다르다. 호주는 1차전 칠레와의 1-3으로 패했고 2차전 네덜란드와의 경기에서 선전 끝에 2-3으로 아쉽게 패했다. 세계 축구의 변방으로 거론되는 호주지만 네덜란드를 상대로 대등한 경기를 펼친 점만으로도 호주는 이번 대회 충분히 기억될 만한 장면을 만들어냈다. 하지만 스페인은 다르다. 네덜란드전 참패 이후 칠레에게 무득점으로 패한 것은 큰 충격이었다. 두 경기에서 스페인은 1골을 넣는동안 무려 7실점을 내줬다.
호주와의 경기에서도 패할 경우 스페인은 조 최하위로 월드컵을 마무리하게 된다. 이를 넘어 32개팀 들 중 최하위로 월드컵을 마칠 가능성도 있다. 전 대회 1위에서 최하위의 나락으로 떨어질 위기에 놓인 셈이다. 물론 호주와의 경기에서 호주는 간판 공격수 팀 케이힐이 경고 누적으로 출장하지 못한다. 브레시아노와 밀리간, 프란지치 등도 부상으로 출장이 사실상 어려운 상태다. 반면 스페인은 근육 부상중인 샤비를 제외하면 전력 누수는 거의 없다.
아직 선발 명단은 나오지 않았지만 이 경기에서 스페인은 다비드 비야가 최전방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니에스타와 페드로가 좌우에 자리해 비야를 도울 것으로 보이며 미드필더로는 부스케츠를 중앙 축으로 그 위쪽에 사비 알론소와 코케가 위치할 가능성이 높다. 4백은 왼쪽부터 후안프란-하비 마르티네스-라울 알비올-조르디 알바가 배치될 가능성이 높다. 골문은 레이나가 나설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이들이 고스란히 베스트 11으로 나선다면 카시야스 골키퍼를 비롯해 피케, 세르지오 라모스, 파브레가스, 실바, 디에고 코스타, 토레스, 마타 등이 벤치에서 경기를 시작하는 셈이다. 딱히 주전과 백업의 무게차가 느껴지지 않는 호화 진용임에도 스페인은 앞선 두 경기에서 무기력한 경기 끝에 2패만을 기록했다. 케이힐이 빠진 호주 공격진은 레키가 최전방으로 전진 배치되고 오어, 보자니치, 할로란 등이 공격을 도울 가능성이 높다. 스페인과의 비교에서 무게감이 현저히 떨어진다.
앞서 스페인은 네덜란드와 칠레의 변칙적인 3백 혹은 5백 수비를 공략하지 못하며 무너졌다. 하지만 호주는 이들과 달리 4백을 사용하는 팀이다. 변칙보다는 기존의 조직력을 바탕으로 하는 호주의 스타일을 감안할 때 스페인이 혼란을 겪을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적다.
이미 16강행이 좌절되며 잃을 것을 모두 잃은 스페인지만, 모든 것을 잃지 않기 위한 마지막 경기에서 스페인이 마지막 자존심을 지킬 수 있을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