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이라크 사태를 진정시키기 위해 본격적인 행보에 나선 가운데 유가가 하락했다.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은 23일(현지시간) 이라크 지도부 인사들에게 모든 종파와 종족을 포함하는 정부 구성을 촉구했다.
중동을 순방 중인 케리 장관은 이날 바그다드에 도착해 누리 알말리키 총리를 비롯해 수니파와 쿠르드 지도자들을 만났다.
아랍권 위성방송 알 아라비야에 따르면 케리 장관은 바그다드 그린존에서 알말리키 총리와 90분 넘게 회담했으며 통합 정부 구성을 강도 높게 요구했다.
알말리키 총리는 미국이 ‘이라크·레반트 이슬람국가(ISIL)’ 주도 반군의 훈련 시설과 차량에 대한 공습을 요청했지만 케리 장관은 민간인이 희생될 경우 미국이 수니파 무슬림을 공격했다는 비난을 받을 수 있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케리 장관은 시아파 성직자 암마르 알하킴과 수니파 고위 인사인 오사마 알누자이피 전 국회의장도 만났다. 케리 장관은 이들에게 현재 이라크가 어려운 시기를 지나고 있다면서 국민과 국가의 통합, 영토와 주권의 보전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케리 장관은 앞서 전일 이집트에서 샤미 슈크리 신임 외무장관과 공동 기자회견을 통해 미국은 이라크 국민이 모든 사람을 대변하는 리더십을 찾길 바란다고 말해 알말리키 정부를 대체할 지도부 구성을 지지하고 있음을 시사하기도 했다.
이라크 사태는 여전히 해결 기미를 찾지 못하고 있다. 수니파 반군은 시리아 접경 알왈리드와 요르단 접경 투라이빌을 추가로 장악했다.이에 따라 알말리키 정부는 서부지역의 국경검문소에 대한 통제권을 잃었다.
케리 장관의 중동 순방과 함께 이라크 사태가 안정될 것이라는 기대로 유가는 하락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이날 8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0.6% 하락해 배럴당 106.17달러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