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이동통신 기술경쟁도 좋지만… -김범근 미래산업부 기자

입력 2014-06-24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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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이동통신 3사가 세계 최초로 ‘광대역 LTE-A’ 상용화를 선포하며 세계 통신기술 리더국의 입지를 굳히고 있다. 하지만 지나친 신기술 경쟁 때문에 정작 통신비 인하 등 국내 사용자들의 불만은 헤아리지 못하는 실수를 범하고 있다.

최근 이통3사는 약속이나 한 듯 광대역 LTE-A 상용화를 앞다퉈 선포했다. SK텔레콤이 지난 19일 광대역 LTE-A 서비스 상용화를 밝히자 같은날 KT도 광대역 LTE-A를 사용할 수 있는 단말기의 예약 가입을 시작한다고 보도자료를 냈다. 4일 뒤인 23일에는 LG유프러스가 광대역 LTE-A 상용화를 선언하며 국내 이통3사가 모두 광대역 LTE-A 서비스에 돌입했다.

하지만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는 옛말처럼 당분간 소비자들이 직접 피부로 느끼는 혜택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상용화의 전제조건인 전국망 구축은 다음달로 예정돼 있고, 그마저도 업체마다 일정이 달라 실제 상용화까지는 갈 길이 멀다.

광대역 LTE-A를 사용할 수 있는 단말기의 부재도 한계점으로 꼽힌다. 현재까지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단말기는 삼성 갤럭시S5 광대역 LTE-A 모델 단 1종뿐이다. LG전자가 광대역 LTE-A를 사용할 수 있는 새로운 버전의 G3를 출시할 예정이지만 정확한 출시 시기는 알려진 바 없다.

이에 대해 한 이통사 고위 관계자는 “이통3사가 치열하게 속도 경쟁을 하는 것은 벤츠, BMW가 F1 자동차 경주에서 기술경쟁을 하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비록 최고 기술을 현실에서 그대로 구현할 수 없지만, 결국 해당 기술 때문에 통신이나 자동차 산업이 발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전적으로 틀린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는 소비자들의 불만이 기술보다는 다른 데 있다는 것을 간과하고 있다. 실제로 최근 마케팅 인사이트 조사에 따르면 이통3사의 요금 만족률은 34%에 그쳤다.

우리나라에선 소비자들이 구매한 최신 스마트폰은 한 달이 채 안돼 구형폰으로 전락한다. 이는 소비자들의 심리적 박탈감과 단말기 회전율을 높여 통신비 인상만을 초래할 뿐이다. 기술 개발이라는 프레임에 갇혀 있지 말고 소비자들의 불만 사항을 먼저 고민하고 해결하는 이통사가 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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