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가 새 국무총리 후보 찾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정홍원 총리 후임 인선에서만 벌써 두 번의 낙마자가 나오면서 보다 신중하고 꼼꼼한 검증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그만큼 후임 총리 지명 시점도 늦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24일 현재 정 총리가 사의를 표한 지 59일째. 당장 후임 총리 후보자가 발표돼도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임명까지 20여일의 시간이 걸리는 점을 감안하면 국정 공백 기간은 최소 80일 이상이다.
다만 여권 고위관계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총리가 국정 전반을 돌보는 것은 맞지만 일은 각 부처 장관이 하기 때문에 국정운영에 큰 차질이 생기는 건 아니다”라며 “정홍원 총리도 사의는 표했지만 매일매일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따라서 후임 인선을 진행하는 데 있어 시간에 쫓겨 서두르지는 않을 것”이라며 “빨라야 7월 초는 훨씬 넘길 것”이라고 했다.
새 총리 인사검증의 초점은 능력이나 자질보다는 ‘청문회 통과’ 가능성에 맞춰지고 있다. 그런 만큼 직업이나 출신지역은 ‘무시’하고 대상 폭을 더욱 넓혔다는 후문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국민정서를 완전히 무시할 수는 없지만 이것저것 가리다보면 걸리는 것이 너무 많다”면서 “가급적 출신성분과 직업군을 가리지 않고 후보 대상을 좁혀갈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문창극 후보자 낙마에 앞서 이미 후보군 압축작업을 시작했는데, 새로 추천되는 인물까지 더해서 종합적인 평가가 이뤄질 것”이라고 했다.
‘안정성’ 측면에서는 표로서 국민에게 심판받아 온 정치인 출신이 적임자로 평가된다. 이미 절반의 검증은 거친 셈이기 때문이다.
우선 2차 총리 후보 인선 작업 때 인사검증동의서를 쓴 것으로 알려진 김문수 경기지사와 강창희 전 국회의장, 황우여 새누리당 전 대표 등이 물망에 올라 있다. 정치권에서 잔뼈가 굵은 이들은 정무적 능력과 화합력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충청 출신의 심대평 지방자치발전위원장과 이인제 새누리당 의원도 거론된다.
정치권 밖에선 이강국 전 헌재소장, 전윤철 전 감사원장, 이장무 전 서울대총장 등의 이름이 오르내린다.
하지만 일각에선 총리와 정치인에 들이대는 여론의 도덕적 잣대가 달라 정치인이라고 해서 꼭 청문회를 통과한다는 보장은 없다는 지적도 있다. 특히 청와대가 총리 후보자 대상 폭을 확대한데다 ‘보안’을 중요시하는 박근혜 대통령의 인사스타일로 미루어 볼 때 지금까지 언론에 거론되지 않은 전혀 새로운 후보가 부상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전망이다.
한편 박 대통령은 문창극 후보자 낙마 이후 청와대 인사위원장으로서 사퇴압박을 받고 있는 김기춘 비서실장을 유임키로 한 것으로 알려져 야당의 반발의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