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이 농협중앙회에 대한 정밀 점검에 착수했다. 상반기에 불거졌던 은행과 카드사 관련 대형 금융사고에 대한 수습이 일단락됨에 농협과 신협중앙회 등 상호금융의 내부통제에 대한 점검에 돌입한 것이다.
25일 금감원에 따르면 이번 주부터 농협중앙회를 대상으로 단위 조합에 대한 관리 감독과 개인정보 관리 실태, 전산 내부통제 등 정밀진단형 경영실태 평가에 돌입했다. 농협중앙회는 그동안 정기적으로 종합 검사를 받아왔으나 새롭게 바뀐 정밀 진단을 받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금감원은 올해 초 농협카드에서 개인정보 수천만건이 유출된 사고가 있어 농협중앙회의 고객 정보 관리 실태도 점검한다. 또 고질적인 전산 불안과 관련해 내부 통제도 진단받는다. 농협중앙회 전산망을 농협은행, 농협생명, 농협손해보험 등 관련 금융계열사가 모두 함께 쓰고 있어 농협중앙회에서 문제가 생길 경우 전체 시스템이 마비되는 문제가 발생한다.
이밖에 농협 단위조합에 대한 농협중앙회의 관리 상황도 점검받는다. 금감원은 최근 검사에서 경기 신교하농협조합의 부당 대출을 적발해 임직원 8명을 징계했다. 이 조합은 2005년 5월부터 지난해 3월까지 임직원에게 9억5000만원을 대출해줘 임직원 대출 한도를 6억여원 초과하는 등 문제가 발견됐다.
금감원은 이번 검사 결과를 바탕으로 농협중앙회의 항목별 취약사항을 건강진단표처럼 구체적으로 명시해 사후 관리와 더불어 경영진에 대한 책임 부과의 근거로 활용할 방침이다. 이번 경영실태평가 과정에서 법규위반, 불건전 영업행위 등이 발견되면 곧바로 부문 검사를 통해 집중 점검할 계획이다.
한편 신협중앙회도 올 하반기에 정밀 진단을 받는다.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 일가와 관련한 일부 신협 조합의 대출로 곤욕을 치른바 있어 신협 단위 조합에 대한 관리·감독을 제대로 했는지 정밀 점검을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