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근저당권 몰래 말소 후 복구돼도 배임죄 성립”

입력 2014-06-25 1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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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무자가 금융기관에 부동산을 담보로 제공하고 대출을 받은 뒤 설정된 근저당권 등기를 금융기관 몰래 말소한 경우 등기가 다시 복구되더라도 배임죄는 성립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3부(주심 민일영 대법관)는 협동조합에 가족 소유 토지를 담보로 제공하고 대출을 받은 뒤 불법적으로 담보의 근저당권 설정 등기를 말소한 혐의로 기소된 강모(44)씨의 상고심에서 배임죄 부분에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고 25일 밝혔다.

앞서 강씨는 지난 2011년 인천의 한 협동조합에서 대출 및 채권관리 담당자로 일하면서 자신의 처와 모친이 공동 소유한 토지를 조합에 담보로 제공하고 대출을 받았다.

그런데 강씨는 가족 토지에 빌라를 짓다가 비용이 부족해지자 대출금을 다 갚지 않았는데도 조합 몰래 서류를 위조, 근저당권 설정 등기를 말소했다.

이어 강씨는 등기를 말소한 뒤 땅을 다른 금융기관에 담보로 제공해 대출을 받을 생각이었지만 범행이 발각돼 기소됐다.

1심은 사문서 위조 및 행사, 배임 혐의를 모두 유죄로 인정한 반면 2심은 "조합에 손해가 발생했다고 할 수 없다"며 배임죄는 무죄로 판단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1심과 같은 결론을 내렸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원심이 근저당권 설정 등기가 부적법하게 말소됐으므로 그 회복 등기가 마쳐지기 전이라도 효력에는 아무런 영향이 없어 조합에 어떠한 손해가 발생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며 무죄를 선고한 것은 법리를 오해한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재판부는 "등기 말소로 조합은 근저당권을 피담보 채권과 함께 처분한다거나 채권 회수를 위한 경매 신청을 할 수 없는 등 자산으로서의 근저당권을 운용·처분하지 못해 사실상 담보를 상실한 것과 다를 바 없는 손해가 발생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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