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 만에 나온 이해진 의장 “글로벌 시장 뚫기 위한 ‘공격형 윙’ 될 것”

입력 2014-06-25 1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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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企 리더스포럼’서 특별 강연… 라인 연내 5억명 돌파 기대, 중소상공인과 상생도

▲네이버 이해진 이사회 의장이 25일 제주 롯데호텔에서 열린 '중소기업 리더스포럼'에 참석한 후 기자간담회를 갖고 있다. (사진=중소기업중앙회)

“김상헌 대표가 축구 경기에서 흐름을 조율하는 ‘미드필더’라면 내 역할은 글로벌 시장을 뚫기 위해 뛰어야 하는 ‘공격형 윙’이다.”

그동안 외부 노출이 뜸했던 네이버 이해진<사진> 이사회 의장이 15년 만에 공식석상에 섰다. 25일 중소기업중앙회가 주최한 ‘2014 중소기업 리더스포럼’ 특강을 통해서다. 이 의장은 이날 특강을 통해 모바일메신저 라인을 중심으로 한 네이버의 글로벌 시장 공략과 국내 중소기업인들과의 상생 방안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가감없이 표현했다.

이번 강연은 중기중앙회의 제안을 이 의장이 수락하면서 이뤄졌다. 이 의장이 국내에서 외부 강연에 나서는 것은 15년 만이다. 지난해 11월 라인이 가입자 3억명을 돌파하자 얼굴을 비춘 적 있지만, 이는 일본에서였다. 이 의장은 “검색 기업인 네이버를 창업한 사람으로서 검색을 통해 정보를 찾는 사람과 콘텐츠 제공자를 잘 연결하는데 일조하는 것에 사명감과 보람을 갖고 있다”면서 “네이버에게 중소기업과 중소상공인들은 함께 성장해야 할 매우 중요한 파트너인 만큼 의미 있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 의장은 네이버가 현재 구글, 페이스북, 테센트 등 막대한 자금력을 무기로 세력을 확장하고 있는 글로벌 기업과 맞서고 있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최근 20년간 한국에서 순수하게 창업을 통해 시가총액 10위 안에 들어간 기업은 네이버가 유일하다. 이 의장은 “글로벌 업체들과 직접 싸워 국내 시장을 지키고 있다는 점에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며 “후발주자 입장에서 우리만의 새로운 아이디어를 통해 이긴 것에 의미가 크다”고 자평했다.

이 의장에게 인터넷은 이상적인 도구다. 그는 “인터넷은 아이디어와 능력 있다면 좀 더 쉽가 소비자를 만날 수 있고 성공할 수 있는 좋은 마케팅의 장이 된다”며 “좋은 콘텐츠와 관련 기업들이 많아지도록 지원하는 게 네이버의 존재 이유이자 사명”이라고 강조했다.

이 의장은 이와 관련해 네이버의 검색광고를 사례로 들었다. 전체 검색 키워드의 69%는 100원 안팎일 정도로 저렴해 인터넷 마케팅시 검토해볼만한 매커니즘이라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이 의장은 “검색광고가 비싸다는 인식이 있지만 꽃배달, 대리운전, 대출 등 일부를 제외하면 저렴한 수준”이라며 “실제 네이버의 20만 광고주 가운데 약 80%는 한 달 광고비용이 50만원 이하”라고 언급했다.

또한 이 의장은 무료 모바일 사이트 제작 서비스인 모바일팜과 판매 수수료가 없는 상품 판매 공간인 스토어팜, 기업용 업무지원 서비스 네이버웍스도 함께 소개했다. 그는 “중소기업은 대기업에 비해 상품을 판매할 상권이나 마케팅 수단이 제한적인데, 온라인은 그런 한계를 넘을 수 있게 해주는 유용한 수단인 것 같다”며 “지난 2월에는 중소상공인희망재단도 설립된 만큼 그 분들이 온라인을 통해 사용자들과 잘 연결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네이버는 중소상공인희망재단에 500억원을 출연하며 소상공인들과 상생에 한 걸음 다가선 상태다. 이 의장은 이 같은 중소기업인들과의 상생에 네이버의 글로벌 사업이 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런 자신감의 중심에는 최근 승승장구를 펼치고 있는 모바일메신저 라인이 있다.

이 의장은 “올해 안에 라인이 가입자 5억명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콘텐츠 기업들이 이를 적극 활용하면 글로벌 진출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네이버는 전 세계에서 가장 좋은 플랫폼과 가격으로 많은 중소기업들이 히든챔피언이 될 수 있도록 하고 싶다”고 의지를 피력했다.

네이버를 둘러싼 오해에 대해서도 적극 해명했다. ‘은둔형 경영자’로 불리는 자신에 대한 오해와 관련해선 다소 억울함을 표현키도 했다. 그는 “내 역할은 서비스를 만들고 해외서비스와 경쟁하는 것이고, 다른 부분들은 그 분야 전문가들이 나서 하는 것이 합리적”이라며 “축구로 따지면, 이제는 다른 후배들이 좋은 서비스를 만들도록 도움을 주는 ‘라이트 윙’ 정도가 내 역할”이라고 설명했다.

이 의장은 알리바바와의 사업 협력설과 라인의 기업공개(IPO) 여부 등에 대해서는 “조심스러운 부분인만큼 결정된 사항이 없다”고 말을 아꼈다. 다만, 자신의 역할이 국내가 아닌, 글로벌 시장 확대의 첨병이라는 점은 분명히 했다. 15년 만에 나온 이 의장의 글로벌 시장 공략 도전이 어떤 결과를 불러일으킬 지 업계의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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