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둔형 경영자’ IT 거물들의 잦은 외출 이유는

입력 2014-06-26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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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 강화 대응 행보 분석… 성공스토리 전파도

언론 노출을 꺼리며 은둔형 경영자로 꼽히던 IT업계 거물들의 외출이 잦아졌다. 네이버 이해진 의장이 거의 15년 만에 중소기업 리더스포럼에 모습을 드러낸 것을 비롯해 NXC 김정주 회장, 엔씨소프트 김택진 대표 등이 지난해부터 공식석상에서 사업전략과 급변하는 환경에 대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사진제공=넥슨
김정주 회장은 지난달 27일 ‘넥슨개발자컨퍼런스(NDC)14’에 등장해 직접 ‘게임 회사 CEO의 역할’ 세션의 진행을 맡으며 경영자의 입장에서 넥슨의 과거와 미래에 대해 논했다. 김 회장은 당시 “넥슨의 위기에 대해 (논란이 많은데) 우려할 상황이 아니다”라며 “경영 일선 복귀는 고려하지 않는다”고 못박기도 했다. 김 회장이 최근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건 지난해 7월 이후 처음으로, 제주 넥슨 컴퓨터 박물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 이후 15년 만이다.

▲사진제공=뉴시스
최근 김택진 대표도 게임 행사에 모습을 드러내며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김 대표는 지난 14일 용산 아이파크 e스포츠 상설경기장에서 열린 블레이드앤소울 비무제 결승전 현장을 깜짝 방문한 데 이어, 19일에는 서병수 부산시장 당선자와 만나 30여분간 게임산업 발전 방향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모습을 드러내지 않던 김 대표가 최근 들어 대외활동에 나서는 것에 대해 지인들은 “넥슨에 지분을 매각한 후 외부 노출을 삼가했으나 최근 이를 극복하고 대외활동을 늘리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원래 외부와의 접촉을 선호하지 않는 과묵한 성격 탓도 있지만 필요할 때, 필요한 곳에는 가고 있다”고 전했다.

‘은둔형 CEO’의 대표격인 이해진 의장은 25일 제주도에서 열린 ‘2014 중소기업 리더스포럼’에 참석해 명사특강의 연사로 강단에 올라 최근 IT산업에 대해 이야기했다.

이 같은 CEO들의 움직임은 IT산업 규모가 커지고 업계를 향한 규제가 날로 거세지자, 대내외적 환경에 적극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1985년 의료기기 업체인 메디슨을 창업한 벤처 1세대 대표주자 이민화 카이스트 교수는 “한국 사회에서는 좋은 일이 있으면 확대생산하기보다 지적하는 문화가 있기 때문에 은둔형 리더가 생긴 것으로 봐야 한다”고 풀이했다. 이 교수는 이어 “빌 게이츠, 마크 저커버그의 경우만 봐도 자신의 성공스토리와 생각을 전파하는 일련의 활동을 지속적으로 펼치고 있다”며 “성공의 경험을 가진 대표들이 공식석상에 자주 나올 수 있도록 격려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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