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전 새누리당 국민행복위원장이 27일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들을 대상으로 특별강연에 나선다.
김 전 위원장은 이날 오후 3시부터 국회에서 열리는 새정치연합 의원 워크숍에서 “한국 정치, 무엇을 해야 하나”라는 주제로 특강을 할 예정이다. 새정치연합 워크숍도 창당 후 처음이지만, 박근혜정부 탄생의 주역인 김 전 위원장이 지난 대선 당시 ‘적’이었던 야당 의원들 앞에 선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그는 워크숍 전 이투데이와의 통화에서 먼저 “나라 운영이라는 게 하나하나 따로 떼놓고 생각할 수 없다. 결국은 정치가 모든 걸 수렴해 해결해야 한다”며 정치의 중요성을 설파했다.
특히 그는 “경제민주화의 실종 얘기는 하지 않겠다”면서 “경제민주화는 이미 다 지나가버린 얘기”라고 했다. ‘경제민주화의 전도사’로 불렸던 그가 박근혜정부의 경제민주화 기치 강조→속도조절론→경제활성화로의 국정운영 기조 전환 과정을 겪으면서 다소 회의론에 싸인 듯한 모습이다.
하지만 속내는 조금 다를 수도 있다. 새정치연합 관계자에 따르면, 김 전 위원장은 당초 박영선 원내대표의 특강 요청을 ‘흔쾌히’ 수락하면서 경제민주화를 강연의 주제로 제시했다. 그러나 현재 박근혜정부의 인사 논란, 소통 부족 논란 등이 이어지고 있어 새정치연합에서 ‘정치’를 강연 주제로 삼아주길 요청했고 김 전 위원장이 이를 받아들였다는 것이다. 독일에서 수학하며 독일식 ‘사회적 시장경제’를 근간으로 경제민주화를 주창했던 그는 최근 3개월간 다시 독일에 머물며 느낀 바를 털어놓고 야당에라도 경제민주화의 지속적인 추진을 당부하고 싶을지 모른다.
그는 다만 강연 내용에 대한 사전 설명엔 말을 아끼면서 “박 대통령의 인사문제는 내가 말할 필요 없다. 그런 얘긴 하지 않겠다. 내가 박근혜 대통령 만들기를 함께 했고 잘 되길 바라는 사람인데 그런 얘기를 하겠나”라고 민감한 정치 현안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경제 문제와 관해선 “지금 경제가 안좋다고들 하지만 금방 좋게 만들 수 있는 방법이 있나. 현재 한국경제 상황은 특별히 뭘 할 게 없다”고 했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내정에 대해서도 “최경환 부총리가 온들 크게 달라질 건 없을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지인들에게 현오석 경제부총리를 ‘박 대통령 말만 잘 듣는 관료’라고 혹평한 것으로 알려진 그가 친박근혜계 핵심인 최경환 후임 부총리 역시 박 대통령의 뜻만 좇아가는 경제수장이 될 것으로 예견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