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이 옛 소련 국가인 우크라이나ㆍ조지아(러시아명 그루지야)ㆍ몰도바와 자유무역협정(FTA)을 포함한 포괄적인 협력협정을 체결했다고 27일(현지시간) 외신들이 보도했다.
이날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EU 정상회의에서 페트로 포로셴코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이라클리 가리바슈빌리 조지아 총리 그리고 유리 란케 몰도바 총리가 참석한 가운데 협력협정 서명식이 개최됐다.
협정 체결 후 포로셴코 대통령은 “지난 여러 달 동안 우크라이나는 유럽의 꿈을 이루고자 큰 비용을 치렀다”며 “오늘은 우크라이나가 1991년 옛 소련에서 독립한 후 가장 중요한 날이다”고 말했다.
그는 또 “EU 지도자들이 한 걸음 더 나아가 언젠가는 우크라이나를 EU 회원국으로 받아달라”고 요청했다.
헤르만 반롬푀이 EU 정상회의 상임의장도 “오늘은 유럽에 중요한 날이며 EU는 이전보다 오늘 이들 국가 곁에 더 다가섰다”고 전했다.
협력협정 체결 탓에 우크라이나 등 3개 국가의 상품 등이 EU 기준에 들어맞는다면 EU 28개 회원국과 관세와 별다른 규제 없이 자유롭게 무역을 할 수 있게 된다. 또 EU 상품과 서비스도 협정 체결 3개국에서 좀 더 싸게 팔리게 된다.
이에 우크라이나의 국내총생산이 매년 12억 유로(약 1조6600억원) 씩 증가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EU 집행위원회는 전망했다.
앞으로 우크라이나가 10년에 걸쳐 EU의 상품 기준을 단계적으로 채택해 유럽을 넘어 다른 지역과의 교역을 확대하는 효과도 누릴 것으로 기대된다.
러시아 크렘린궁이 구체적인 방안은 밝히지 않았으나 “EU와 우크라이나 협정이 러시아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지 않도록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히며 EU의 옛 소련권 국가에 대한 협력강화에 크게 반발했다.
러시아 대통령 고문 세르게이 글라지예프는 “EU와의 자유무역지대 창설은 우크라이나 경제에 자살 행위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작년 11월에 열린 ‘EU-동부파트너십’정상회의에서 EU는 옛 소련권의 핵심국가인 우크라이나와 협력협정을 체결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러시아의 압력으로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주도의 경제블록에 참여를 선언하고 EU와 협상을 중단해 EU의 시도는 좌절됐다.
EU는 지난 3월 우선 우크라이나와 정치 부문 협력협정을 했고 이번에 경제부문 협정을 맺었다. 다음 달 EU와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와 3자회담을 열러 우크라이나-EU 협력협정 체결에 따른 문제들을 논의할 예정이다.
한편 EU는 러시아가 오는 30일까지 우크라이나 정책을 변경하지 않으면 더 강한 제재를 가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EU 회원국 정상은 이날 성명에서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정부의 평화안 지지 등 4가지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