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진중공업은 자산유동화를 통한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서울 사옥(남영빌딩) 및 부산 사옥(R&D센터)을 1497억원에 처분했다고 전일 밝혔다. 서울 사옥은 면적 약 3만1000㎡(약 9377평), 부산 사옥은 면적 2만4216㎡(약 7325평)이다. 매각액은 자산총액대비 2.24%이다.
한진중공업 관계자는 “베스타스와 계약을 완료하고 2일에 처분될 예정이다”라며 “매각 대금은 회사채 상환을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진중공업은 주채권은행과 재무구조개선약정 체결을 맺고 자산매각 등 자구책을 마련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지난 1월 베스타스자산운용에 사옥을 매각하기로 했다. 한 때 가격이 서로 맞지 않아 베스타스자산운용이 투자자 모집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가격 조정 끝에 매각에 성공한 것이다.
한진중공업은 오는 8월과 11월에 각각 1500억원씩 총 3000억원의 회사채 만기가 돌아온다. 보유하고 있는 현금및현금성 자산은 지난해 말 4460억원에서 올해 3월 말 2078억원으로 급감했다. 매각대금이 들어오면 모두 회사채 상환에 사용할 계획이다.
반면 한국화장품은 사옥 매각이 원점으로 돌아갔다. 한국화장품 역시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하나자산신탁과 계약을 맺고 서울 청계천로에 있는 본사 서린빌딩 토지 및 건물 지분 56.16%를 890억원에 매각하기로 했다. 지난 3월 첫 계약을 이후 매매가 5월로 한 차례 연기됐고, 7월로 연거푸 미뤄지더니 결국 매각 계약이 해지됐다.
한국화장품과 계약을 맺은 하나에셋 제1호 위탁관리부동산투자회사는 그 동안 투자자를 모집했지만 자금 모집에 어려움을 겪었다. 통상 2~3개월이던 투자자금 모집 기간이 한 달에 불과했고, 매각 금액이 높다는 평가를 들었기 때문이다. 두 차례나 계약을 연기했지만 결국 의견 조율에 성공하지 못하고 사옥 매각 관련 계약을 해지했다. 현재 한국화장품측은 조만간 사옥 매각을 재추진할 계획이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최근 유동성 위기를 겪는 기업들은 신용등급이 강등되는 등 회사채 발행이 쉽지 않아 사옥 매각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는 경우가 늘어나는 것”이라며 “부동산 매각이 현금을 만들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지만 부동산 시장이 좋지 않아 매물이 나오더라도 투자자들이 투자 가치, 가격 등을 신중하게 고려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