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백화점 울산 동구점에서 한 살배기 여자아이의 손가락이 절단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연일 이어지는 사고에 현대백화점의 허술한 안전관리 실태가 도마 위에 올랐다.
1일 울산동부경찰서와 현대백화점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오후 2시 50분께 백화점 4층에서 3층으로 내려가는 에스컬레이터 끝 지점에서 1세 여아 A양이 넘어지면서 오른손 검지와 중지 손가락 일부가 에스컬레이터 틈에 끼여 절단됐다.
사고 직후 A양은 백화점 직원과 부모가 인근 병원으로 옮겨 치료받은 후 다시 부산지역의 병원으로 옮겨져 손가락 봉합수술을 받았다.
경찰은 백화점 관계자와 부모를 상대로 정확한 사고 경위와 원인을 파악할 방침이다.
거의 같은 시각인 이날 오후 2시 1분께는 서울 강동구 천호동에 위치한 현대백화점 천호점 1층 매장에서 찬장 마감재 추락 사고가 발생해 6명의 부상자가 생겼다.
당시 백화점에는 휴일을 맞아 시민 1000여명이 쇼핑을 즐기고 있었으며, 사고 현장인 1층에도 100명이 넘는 손님들이 있었다.
그러나 천호점은 천장 마감재 붕괴 후 곧바로 안전하다는 내용의 안내방송만 쇼핑객들에 전해졌고 대피방송은 하지 않았다. 사고 이후 마감재가 떨어진 매장 주변 몇 곳을 제외한 전 층에서 영업을 강행하기도 했다.
현대백화점이 대피방송을 하지 않은 것은 이번만이 아니었다. 업계와 소방 당국 등에 따르면 2006년 2월 27일 서울 양천구 목동에 위치한 현대백화점 목동점 지하 오수처리장에서 화재가 발생해 소방차 19대가 긴급 출동하는 소동이 벌어졌지만 목동점은 대피 및 안내방송을 전혀 하지 않은 채 영업을 계속했다.
한편 경찰 조사 결과 천호점에서 발생한 사고는 노후한 석고보드가 자체 무게를 이기지 못한 탓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드러났다. 강동경찰서는 충분한 안전 조치를 하지 않은 정황이 드러날 경우 관계자를 과실치상 혐의로 입건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강동구는 천호점이 1990년대 말 완공된 건물인 만큼 노후한 석고보드가 더 있을 수 있다며 전수조사를 요구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