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아파트 분양가를 낮추기 위해 재 작년에 도입한 '마이너스옵션제'가 건설사들의 대출규제 회피의 수단으로 전락하고 있다.
마이너스 옵션제란 아파트 분양시 '무조건' 선택해야하는 옵션가를 과다하게 설정해 사실상 분양가를 올리는 폐단을 방지하기 위해 지난 2004년 동탄신도시 분양부터 도입된 방식이다.
하지만 일부 건설업체들이 옵션가가 분양가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법적 맹점을 이용해 6억원 이상 고가아파트에 적용되는 DTI대출규제를 교묘히 빠져나가며 분양을 위한 가수요를 자극하고 있는 것이다.
▲45평형 분양가 6억원에서 -100만원, 45평형만 마이너스 옵션제 적용
이 아파트 25평형의 경우 기준층 분양가는 2억9800만원. 그리고 34평형의 기준층 분양가는 4억4900만원으로 모두 마이너스 옵션을 적용하지 않은 분양가를 책정했다. 이들 평형의 경우 2층과 3층, 그리고 기준층을 차상층으로 분류해 각기 다른 분양가를 적용했으며 34평형의 경우 1층과 차상층의 분양가 차이는 무려 6000만원에 이른다.
반면 45평형은 1층과 2. 3층, 그리고 차상층의 분양가를 모두 5억9900만원으로 통일해 놓았다. 이에 따라 정부규제의 '기준선'인 6억원에 살짝 못미치는 분양가를 내세워 청약자들이 아파트를 분양받은 후 당할 수 있는 각종 규제를 피할 수 있게 만들어 놓은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건설사가 이윤을 포기한 것은 아니다. SK건설은 45평형에만 마이너스 옵션제를 적용하고 각 층마다 차별적으로 마이너스 옵션제를 도입해 정부의 보유세 규제와 DTI적용에 따른 대출규제를 교묘히 피해갔다.
45평형 1층의 경우 옵션금액은 1600만원이며 2층은 2600만원, 그리고 3층은 3600만원 등 1층씩 올라갈 때 마다 1000만원이 올라가는 구조를 만들어 사실상 분양가는 25, 34평형보다 훨씬 세분화된 셈.
이 경우 45평형의 차상층의 분양가는 계약서 상으로는 5억9900만원이지만 실제로는 6억8700만원에 달한다. 심지어 1층의 경우도 옵션가를 포함하면 6억1500만원이 실제 분양가로 6억원을 넘는다.
▲마이너스옵션제 악용한 사실상 '탈루'
행신SK뷰 3차가 위치한 고양시 덕양구는 지난달 주택 투기지역으로 지정돼 6억원 이상 고가아파트는 소득에 따른 주택담보대출제한(DTI)을 적용받고 있는 지역이다.
하지만 이 같은 마이너스옵션 적용에 따라 '액면'으로는 6억원을 넘지 않는 행신SK뷰 3차는 각종 정부규제를 피할 수 있게 됐다.
이에 대해 업계에선 '마이너스 옵션제를 악용한 사실상 '탈루'에 해당하는 행위'라는 평을 내놓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마이너스 옵션제를 이용해 분양가를 어떤 기준선 이하로 맞추는 것은 사실상 업계로선 케케묵은 수법"이라며 "최근 건설경기가 침체되자 대형건설사의 분양마케팅을 위해 당국이 협조를 해준 것 같다"라고 일침을 가했다.
부동산정보업체 관계자는 "올초만 하더라도 4억2000만원 선이던 행신 SK뷰 1차 45평형은 지난 5월 이후 고양시 일대 집값이 오르면서 큰 폭으로 상승하고 있는 상태"라며 "고양시 집값이 오르자 당초 구상했던 분양가를 더 올리기 위해 이같은 수법을 사용할 것 같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SK건설측은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는 상황이다.
SK건설 관계자는 "분양가 책정과 마이너스 옵션제 도입 등은 시행사인 대명종합건설 측이 전적으로 담당하고 있는 사안이며 SK건설은 도급비용을 받고 시공만 해주고 있는 상황"이라며 "우리도 분양공고를 본 후에야 이 같은 사실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한편 어제인 26일 1~3순위 청약을 실시한 행신SK뷰 3차는 34평형이 1.51대1의 청약경쟁률을 기록했을 뿐 45평형 등 다른 평형은 모두 3순위 미달사태를 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