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형펀드, 조정장 대안투자 될까

입력 2006-07-31 08:42 수정 2006-07-31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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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금리인상 종결 기대감…가입적기는 언제

지속적인 금리인상으로 한때 시들해졌던 채권형펀드가 또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 미국의 금리인상 종결 기대감 등과 더불어 최근 5~6%대로 높아진 기대수익률 때문이다.

31일 자산운용협회에 따르면 24일 현재 국내 채권형 펀드의 순자산 총액(투자 원금에 운용 수익을 더한 금액)은 50조9436억원으로 지난 한 달간 1조4606억원 늘어났다.

이를 놓고 채권 전문가들 사이에서 지금이 채권형펀드의 ‘가입적기’인지에 대한 뜨거운 공방이 오가고 있다.

◆채권형펀드 '지금' 잡아라’

일단 채권형펀드의 수익률이 높아지기 위해서는 정책금리가 하향 안정 내지는 동결되거나 채권금리가 안정돼야 한다.

보통 채권의 수익률은 금리와 반비례한다. 금리가 오르면 채권형 펀드가 보유하고 있는 채권의 시장가치(채권 값)가 떨어져 펀드 수익률도 낮아지게 된다. 반대로 금리가 떨어지면 보유 채권 값이 오르기 때문에 수익률도 그만큼 높아지게 된다.

류희대 동부투신운용 채권운용본부장은 "현재 금리가 점차 하향 안정될 것으로 보여 채권형 수요는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이라며 "펀더멘털상 흐름이 점차 둔화되고 있어 적어도 한 두 달은 채권형이 유리하다"고 밝혔다.

아직 미국의 8월 금리인상 가능성이 남아 있지만 8월에 금리를 인상할 경우 2~3개월의 시간을 두고 빠르면 올해 말, 늦어도 내년 1~2월부터는 금리인하 사이클로 접어들 수 있다는 설명이다.

류 본부장은 "현재 경기 둔화 조짐이 보인다는 점이 금리에 있어 큰 호재가 되고 있다"라며 "각국의 중앙은행들이 물가 우려를 논하며 금리인상을 엄포하고 있지만 사실 물가 상승으로 인한 경제성장에 큰 타격은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3분기이후 4분기 주식시장의 호황에 따른 채권시장의 부정적 영향에 대해서도 “주식이든 채권이든 3개월이상의 추정 전망을 내놓는 것은 단지 ‘예상’에 불과하다”며 “경기둔화 속 기업들의 이익이 늘기 힘든 구조 속에서 하반기 주가가 다시 크게 오른다는 전망은 지나치게 낙관적이다”고 지적했다.

류 본부장은 금리자체가 안정화될 것이라는 전제하에 물가 역시 경제성장의 발목을 잡을 만큼 위협요인이 아니라고 분석했다.

특히 기관 등에 비해 매우 후행적인 성격을 띄는 고객들이 8월 FOMC회의와 금통위를 확인한 뒤 채권형에 가입한다면 그만큼 취할 수 있는 이익이 줄어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기예금이 낫다?

반면 채권형, 주식형, 정기예금 중 채권형펀드의 투자메리트가 가장 떨어진다는 지적도 있다.

정원석 서울자산운용 상무는 "현재 채권형펀드가 여타 금융상품보다 경쟁력이 있다고 말하기 힘들다"라며 "채권형펀드보다 현재 비정상적으로 높은 은행 특판 정기예금을 가입하라"고 권유했다.

현재 정기예금 1년 특판금리가 5.1%로 국고채 3년물의 금리 4.8%중반을 웃도는 비정상적인 현실에서는 비정상적인 쪽(정기예금 가입)에 베팅하는 게 유리하다는 것이다.

그는 “채권형펀드와 주식형펀드를 비교하더라도 주식형펀드가 유리하다”라며 “외국인 매도로 주춤하고 있으나 가계의 금융 포트폴리오가 변화하고 있다는 큰 흐름을 고려할 때 국민연금 등의 매수세력이 한층 강화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채권형펀드가 좋아지려면 먼저 고비용 저효율 구조인 은행에 치우친 금융구조를 벗어나야 한다”라며 “작게는 현재 비정상적으로 경쟁하고 있는 은행들의 예금 금리 하락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 상무는 미국이 금리인하 사이클에 접어들더라도 국내 금리인하 사이클로의 전환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의 경우 경제성장률(3%대 중반)보다 기준금리(5.25%)가 2%가량 높은 상황이어서 금리 인하 가능성이 높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경제성장률(하반기 예상 4%대 중반)과 기준 콜금리(4.25%)가 비슷해 쉽게 인하사이클로 접어들기 힘들다는 지적이다.

국내금리가 잠재성장률 이상으로 오른 상황에서 인구증가율 등을 고려할 때 현 금리수준을 유지할 수 있으나 쉽게 금리를 내리기는 어렵다는 시각이다.

현재 주식형펀드나 정기예금보다 불리한 채권형펀드의 존재 이유에 대해 은행에 예금을 들 수 없는 국민연금 등 공공기관들의 막대한 자금을 소화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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