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30여개 지방의료원의 적자가 1300억원을 넘어선 가운데 정부가 '착한 적자'는 메꾸고 '나쁜 적자'는 경영 관리를 강화하기로 했다.
복지부는 2일 오후 서울 은평구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서 지방의료원장과 지자체의 지방의료원 담당 국장을 대상으로 '지방의료원 공익적 기능 강화와 경영개선 계획'을 논의하고 자체 계획 수립을 위한 연석회의를 열었다고 밝혔다.
이날 지방의료원의 재정 현황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2012년 기준으로 지방의료원 33곳의 수익은 7443억원인 반면 비용(원가)은 8769억원으로 1326억원의 손실을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61%인 812억원은 '착한 적자'로 분류되는 공익적 기능 수행에 적자였고 나머지 39%(514억원)는 경영개선으로 해결해야 하는 일반 적자였다.
분야별로 보면적 비용 중 의료급여 진료와 비급여 차액으로 인한 비용이 44.2%(359억원), 응급실·분만실 같은 필수의료시설과 내과·외과 등 필수진료과목 운영으로 인한 비용이 42.5%(345억원), 공공사업 수행으로 인한 비용이 13.3%(108억원)였다.
이에 복지부는 공익적 적자를 지원하고자 내년 지방의료원 관련 예산을 올해보다 17% 증액한 782억원으로 편성해 달라고 기획재정부에 요청했다.
이와 함께 일반적 적자에 대한 관리를 강화하기 위해 지자체와 의료원은 수익·비용과 관련된 모든 운영체제를 원점에서 재검토하고 연도별 목표치를 설정하기로 했다. 또 복지부는 의료원의 경영 개선 계획 수립에 참고할 가이드라인도 마련하기로 했다.
복지부는 매년 지방의료원별 공익적 역할 수행과 경영개선 실적을 평가해 그 결과를 다음해 예산에 반영하는 방식으로 의료원을 관리할 방침이다.
지방의료원에 적용되는 신포괄수가(포괄수가제+행위별수가제)에 대한 인센티브도 현행 15%에서 35%로 상향해 적정진료를 유도할 계획이다. 또 현재 시범사업 중인 포괄간호서비스도 올해말부터 건강보험을 적용, 간병비 부담을 줄일 예정이다.
지방의료원의 우수한 인력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해 내년부터 임상교수요원 파견을 제도화하고 국립대병원과 지방의료원간 전공의 통합수련·별도 정원 제도를 운영해 지방의료원의 경쟁력을 높인다는 목표도 세웠다.
문형표 복지부 장관은 회의에서 "지방의료원이 지금은 만성적자 등 어려움에 처해 있지만 국민들의 기대와 지역 요구에 부합하는 공공병원으로 거듭나야 한다며 "정부는 지방의료원의 역할을 지역별 필수 의료서비스 제공에 중점을 두고 지원하되 동시에 운영 효율성도 강화해 나갈 것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