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창 인도 생활에 적응 중이던 지난 1월 30일, 현지 조간 신문에서 놀라운 기사를 접했습니다. 인도에서 가장 권위 있는 조사기관이 현지인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인도인이 가장 신뢰하는 브랜드 1위는 타타그룹이 아니라 ‘삼성’이었습니다.
얼마 전, 우연찮게 인도 현지 삼성전자 애프터서비스 담당 기사 출동 현장에 동행하게 됐습니다. 목적지는 인도 서쪽 끝 도시 자이살메르.
기차에서 내린 후 시 중심부를 벗어나 직선 도로 끝까지 가자, 드넓은 사막이 펼쳐졌습니다. 난생 처음 맞는 외국인이 마냥 신기한지 동네 아이들이 우르르 모여들더군요.
한 시간쯤 들어갔을까, 고개 하나만 넘으면 파키스탄인 국경 인접 마을이 나타났습니다. 오늘 출장 고객은 이 마을의 족장님이었습니다.
우리 일행을 만난 족장님은 화가 단단히 난 표정이었지만 한편으로는 우리가 무척 반가운 기색이었습니다. 마을사람이 함께 모여 새로 산 TV를 시청하던 중 화면이 나오지 않아 속상하긴 했지만 수리센터에 연락한 지 하루 만에 기사가 방문해준 게 고마웠던 거죠.
족장님과 족장님 가족은 TV가 다시 잘 나오자, 기뻐하며 젖소에게서 방금 짠 우유를 선물로 건네셨습니다. “TV 배달도 잘 안 해주는 우리 동네에 이렇게 직접 찾아와줘 정말 고맙다”며 연방 “삼성 넘버원!”을 외치시더군요.
국토 면적 세계 7위 국가인 인도! 시골 마을 애프터서비스센터에서 일하지만 ‘고객을 위해 내가 더 할 수 있는 일이 없을까?’ 늘 고민하며 일한다는 수리기사 구르지 싱씨의 얘길 들으며 새삼 인도에서 삼성전자가 신뢰 받는 이유를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