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태 회장, 하나·외환銀 통합 서두르는 이유는?

입력 2014-07-03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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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 은행 수익 감소로 통합 시너지 절실...해외법인 통합 효과도 작용한 듯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이 하나·외환은행의 조기 통합을 시사한 것은 통합 시너지에 대한 절박함 때문이다. 인도네이사에서 먼저 출범한 통합법인이 가시적 성과를 내고 있는 점도 자신감을 불어 넣은 것으로 보인다.

◇ 하나-외환 시너지 절박함 반영 = 김 회장은 3일 기자간담회에서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통합을 논의해야 할 시점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의 결정은 2012년 외환은행 자회사 편입 당시 금융위윈회가 함께 한 자리에서 노조와 맺었던 ‘5년 독립경영’ 보장을 깨는 발언으로 오해받을 수 있다.

이에 대해 김 회장은 “모든 직원들이 동의 하면 통합을 추진하는 것도 가능할 것”이라며“통합 논의 자체는 합의 위반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김 회장이 노조와의 마찰 우려에도 불구하고 조기 통합을 추진하려 하는 것은 시너지가 제대로 나지 않고 있다는 지적 때문이다.

하나은행은 지난해 순이익은 외환은행 인수 직전인 2011년과 비교하면 54% 줄었다. 외환은행은 22% 감소했다. 두 은행을 합치면 36% 떨어졌다. 특히 은행 이익의 근간이 되는‘구조적 이익(이자이익+수수료이익-판매관리비)’은 하나은행이 31%, 외환은행이 40%나 감소했다.

당초 업계 관계자들은 하나금융과 외환은행이 합병했을 시 연간 순이익이 1조6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분석했다. 그러나 비용 증가로 인해 올해 순이익은 1조원 초반에 머물 것으로 추정된다.

김인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핵심이익이 개선되겠지만 효율성 지표인 순영업이익 대비 판관비율이 2010년 46.7%를 저점으로 지난해 62.7%까지 상승, 외환은행과의 합병에 따른 비용 절감 등 효과가 보여준 게 없다”며“저성장, 저금리로 업황 회복이 쉽지 않은 점을 고려해도 연간 순이익 1조원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이익 모멘텀도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조기통합 구상 올초부터 감지”= 김 회장의 조기 통합 구상은 올 초 부터 곳곳에서 감지됐다. 그는 올 초 지주사 임원 25%를 감축하고 친정체제를 구축했다. 김승유 전 회장 라인을 대거 교체하면서 그룹내 자신의 입지를 더욱 넓혔다.

특히 하나SK카드와 외환은행 카드사업부문 합병을 앞두고 김한조 외환캐피탈 사장을 신임 외환은행장으로 선임하면서 외환은행 조직을 끌어 안았다.

현재 외환은행은 고객정보가 보관된 전산시스템을 물리적으로 분리하는 것을 전제로 금융위원회로 부터 카드분사 예비인가 승인 받았다. 양사는 신용카드 발전 태스크포스팀(TFT)을 구성하고 통합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우공 하나금융 부사장은 “하나SK카드와 외환카드 통합으로 1000억원 정도의 비용이 소요된다”며 “내년부터 감가상각되며 당분간 순이익을 내기 어렵겠지만 이 시기를 넘긴 후에는 그룹의 주요 수익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해외에서 영업중인 통합법인이 가시적 성과를 거두고 있는 점도 김 회장의 조기 통합 의지를 강하게 했던 것으로 보인다.‘PT bank KEB Hana’는 지난 2월 통합 이후 대출이 19.8%, 예금이 15% 증가했다. 하나금융은 통합 전 총 2180억루피인 두 은행 당기순이익이 올해 말 3100억루피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자산 규모는 현재의 48위에서 내년 40위 안팎, 2025년에는 20위권으로 올라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중국 통합 법인도 연내 마무리할 예정이다. 하나금융은 중국에 진출한 외자은행 중 16위인 하나·외환은행 중국 법인이 2025년 5위 정도로 부상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 회장은 “인도네시아는 하나은행의 채널과 외환은행의 외국환이라는 서로의 강점이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며“중국법인 통합도 자본과 자산이 늘어나고 영업채널이 증가하는 등의 시너지가 날 것”으로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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