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3사, 팬택 출자전환 여부 8일로 연기

입력 2014-07-03 2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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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로 예정됐던 이동통신 3사의 팬택 출자전환이 오는 8일로 연기됐다. 이통3사가 팬택의 출자전환에 대해 이렇다할 제스처를 취하지 않자 팬택 채권단이 공문을 보내 연기토록 한 것.

3일 통신 업계에 따르면 팬택 채권단은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에 출자전환 결정 시점을 8일로 연기하겠다고 공문을 보냈다.

이통사 한 관계자는 “이통사 입장에선 출자전환을 찬성하든 반대하든 손실이기 때문에 선택을 내리기가 쉽지않은게 사실”이라며 “아직 이통3사 어느곳도 출자전환에 대해 결정을 내리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통3사가 출자전환 여부 만기일을 하루 앞둔 상황에서도 특별한 의사를 드러내지 않자 팬택 채권단이 결정 기한을 8일로 또다시 연기했다”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팬택 채권단에는 산업은행을 비롯해 우리은행, 농협은행, 신한은행, 하나은행, 국민은행, 신용보증기금 등 9개 금융사가 참여하고 있다. 이들 채권단은 팬택의 경영정상화를 위해 이통사의 고통분담도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현재 채권단이 출자전환을 추진하는 매출채권은 4800억원이다. 이 중 산업은행 등 채권단이 보유한 매출채권은 3000억원이고, 이통3사가 보유한 팬택의 매출채권은 1800억원이다. 채권단은 3000억원을 출자전환키로 했으나, 이통3사는 아직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이통 3사가 결정을 못하고 있는 이유는 출자전환 여부로 인한 기회비용이 너무 크기 때문이다.

통사들은 출자전환에 대해 부담스러워 하고 있다. 출자전환을 찬성할 경우 채권자에서 주주로 지위가 바뀌어 팬택의 경영이 악화될 경우 주주로서 더 큰 책임을 져야 하기 때문이다. 이통사들은 팬택이 자금과 브랜드 가치가 경쟁사 보다 떨어져 재기에 성공하기 어렵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또 팬택은 출자전환 이후 매각 수순을 밟을 전망인데다 기존 주식에 대해 10대1 감자가 진행될 예정이어서 원금 회수가 어려워 진다는 리스크가 존재한다.

동정론도 있다. 사상 최장 기간 영업정지 등으로 팬택의 경영 악화에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친 상황에서 팬택을 외면하기 어려운 것도 사실이다.

팬택은 출자전환을 고민하고 있는 이통 3사에 아쉬운 속내를 비치기도 했다. 팬택 관계자는 “지난 6월에만 해외시장에서 피쳐폰(일반폰) 60만대를 판매하고 국내에서도 올해 초까지 계속 흑자 판매고를 유지했다”면서 “지난3월 역대최장 기간의 이통3사 영업정지 때문에 잠깐 주춤한 것 뿐인만큼 전반적인 경영 상황은 나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 시행에 앞서 정부에 보조금 상한선과 관련해 팬택에만 예외를 적용해 달라고 요청해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다”며 이통3사의 출자전환을 촉구했다.

한편, 이통3사가 출자전환을 하지 않으면 팬택은 법정 관리로 갈 가능성이 높다. 그렇게 되면 이통사들은 매출채권을 회수할 수 없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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