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은 4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함께 한중 경제통상협력포럼에 참석한다. 서울시내 모처에서 열리는 이 포럼에는 양국 경제인 420여명이 참석할 예정이어서, 시 주석의 국빈방한 이틀째 일정 가운데 가장 주목을 받고 있다.
한국에서는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 등 경제 4단체장과 오영호 코트라 사장,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구본무 LG그룹 회장 등이 참석한다. 중국 측에서도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인 알리바바 창업자 마윈 회장, 중국의 대표적인 인터넷 검색포털 바이두의 창업자인 리옌훙 회장 등 시 주석 방한 경제사절단 200여명이 함께한다.
시 주석은 포럼에서 10여분 간 기조연설을 한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번 포럼 참석을 통해 양국 간 투자교류 등 실질적 경제협력이 대폭 강화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앞서 양국 정상은 3일 단독 및 확대 정상회담을 갖고 경제분야 양해각서(MOU) 6건을 체결하는 등 경제협력 확대에 합의했다.
주요 성과로 한중FTA 협상을 올해 안에 타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양국이 위안화를 직접 결제할 수 있는 역외 시장을 국내에 설치키로 했다.
한중FTA가 타결되면 우리 측에선 주로 농산물 시장의 개방범위가 확대되고, 중국 측은 공산품·제조업·석유화학·전자·자동차 부품 분야의 시장이 더 크게 열릴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농산물의 경우 그동안 각국과 FTA를 체결할 때마다 논란이 돼왔던 문제이고, 중국 측도 한국이 제조업 강국이라는 점을 의식해 자동차, 공산품 등 개방에 소극적일 가능성이 있어 다소 갈등도 예상된다.
원ㆍ위안화 직거래 시장 개설은 한국의 실질적 이득이 클 것으로 보인다. 서울소재 중국계은행을 위안화 청산결제 은행으로 지정하면 거래 절차와 비용이 축소돼 보다 저렴하고 신속한 결제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된다. 그동안에는 주로 홍콩 등을 통해 청산결제를 해왔다.
또 중국은 우리나라 기관투자자들에게 위안화적격외국인기관투자자(RQFII) 자격을 부여하기로 해 거래를 통해 확보한 위안화를 중국 증권시장에 직접 투자할 수 있게 됐다.
중국이 한국에 부여한 투자규모는 800억 위안 규모로, 향후 활용상황과 시장수요를 감안해 증액하기로 했다. 지난달 현재 5개국 66개 기관이 투자 적격자로 지정됐으며 총한도는 5800억 위안이다.
한편 두 정상은 회담 뒤 발표한 공동성명에서 “양측은 한반도에서의 핵무기 개발에 확고히 반대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하고 한반도 비핵화 실현과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유지가 6자회담 참가국들의 공동이익에 부합한다”고 밝혔다. 1년 전보다 대북압박 수위를 높인 것으로 평가된다.
다만 ‘북한’이라는 직접적 표현 대신 ‘한반도’라는 표현을 사용한데다 최근 불거진 일본 정부의 집단적 자위권 행사 허용 문제 및 일본군 위안부 등 과거사에 대한 언급이 빠져 다소 아쉬움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