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불안한 회사채 대신 은행 대출로 ‘급선회’

입력 2014-07-06 1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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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들의 대기업 대출이 올해 들어 꾸준히 늘고 있다.

6일 금융권과 한국은행에 따르면 작년말 150조4283억원이던 은행 대기업 대출 잔액은 지난 5월 말 165조1194억원으로 14조6911억원(9.8%) 증가했다.

이에 비해 신용등급 A+ 이하인 기업들의 회사채 발행 잔액은 올 들어 지속적으로 줄고 있다. 지난 6월까지 8조원의 회사채가 순상환됐다. 기업들이 8조원의 회사채를 현금으로 상환했다는 의미다.

대기업들이 자금조달 창구를 회사채 시장에서 은행 대출로 바꾸고 있어 이런 현상이 나타났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동부그룹 등이 회사채 차환발행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채권단에 끌려다니는 것도 은행대출을 늘리는 동기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만일의 경우 대출 은행과 협의를 통해 만기를 연장할 수 있는 여지가 있지만 회사채 시장에서는 이 같은 융통성을 발휘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은행들의 대기업 대출경쟁이 심화된 것도 이같은 현상을 부추기고 있다.

부동산 경기침체 등으로 가계 대출로 수익을 내기 어려워지자 경기가 나쁜 업종을 제외하고는 대기업 대출을 늘리기 위한 경쟁이 한창이다.

대기업 대출금리는 지난해 말 연 4.73%에서 5월 말 연 4.64%까지 떨어졌다.

금융 당국이 회사채와 기업어음(CP) 등 시장성 차입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고 있는 점도 은행권 대출로 대기업들이 옮겨오는 이유로 분석된다.

지난달 채권단과 금융 당국은 두 개 대기업 그룹을 ‘관리대상계열’로 선정했다. 해당그룹은 회사채 등의 발행 비중이 높은 편인 것으로 알려졌다.

관리대상계열은 지난해 동양그룹이 은행 차입 대신 회사채와 CP 발행으로 부실을 숨기면서 재무구조 평가 때 ‘정상’ 판정을 받았다가 곧바로 법정관리를 신청하는 등 부실 우려 기업에 대한 허점이 노출되자 새로 만들어진 제도다.

이로 인해 은행 차입 대신 회사채와 CP 발행을 늘려도 채권단의 감시와 관리에서 벗어나기 힘들게 됐다.

때문에 발행도 쉽지 않고, 차환발행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는 회사채 대신 은행에서 직접 대출받는 것이 차라리 낫다는 인식이 대기업 사이에서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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