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빗이끼벌레 출현
수질이 좋지 않은 곳에 서식하는 큰빗이끼벌레 출현을 놓고 시민단체와 환경부의 입장이 엇갈리고 있는 가운데 시민들 사이에서도 부정적인 반응이 나오고 있다.
대구환경운동연합은 지난 5일 강정고령보 인근 죽곡위수장에서 성인 손바닥 크기의 큰빗이끼벌레가 발견됐다고 6일 밝혔다.
정수근 대구환경운동연합 생태보존국장은 "낙동강 하류에서는 한 두 개체가 아니라 육안으로 볼 수 있는 것만 수십 개체를 발견했다"며 "녹조와 마찬가지로 큰빗이끼벌레가 발견됐다는 것은 이곳 역시 오염되고 있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최열 환경재단 대표는 "큰빗이끼벌레는 섭씨 16도 이하가 되면 죽어 심한 악취와 강의 부영양화를 일으키고 강의 수질은 더 나빠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지난 4일 환경부는 블로그를 통해 "우리나라의 경우 민물에 서식하는 태형동물은 총 11종으로 보고되고 있다"며 "국내의 태형동물은 청정수역부터 오염된 수역에 걸쳐 출현하므로 수질의 지표생물이라고 볼 수 없다"고 반박했다.
이어 "큰빗이끼벌레는 독성이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독성이 있는 총담이끼벌레, 아사지로이끼벌레 등 2종도 생태계에 피해를 준 경우는 거의 없다"고 덧붙였다.
큰빗이끼벌레는 1990년대 북미지역에서 유입된 외래종 태형동물로 물 흐름이 정체된 호수나 저수지에서 주로 서식해왔다. 하지만 올 들어 4대강 사업이 실시된 금강과 영산강에서 대량 번식이 확인됐다.
환경단체와 전문가들은 이 생물체가 강에서 대량으로 번식하게 된 것은 4대강 사업으로 물 흐름이 정체됐기 때문이며, 생태계 교란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다. 최재석 강원대 교수는 2008년 연구에서 “큰빗이끼벌레가 커지면 속이 썩어 암모니아가 발생하고 독성이 생긴다”며 어류 생태계에도 피해를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큰빗이끼벌레 출현 소식을 접한 네티즌은 "큰빗이끼벌레 라는 이름만 들어도 소름 돋네" "큰빗이끼벌레 물컹거리는 느낌이 비호감" "큰빗이끼벌레, 고인물에 퍼지는 생태교란 생물이구나" 등의 반응을 보였다.
지난 4일 한 매체는 "채취한 큰빗이끼벌레를 만지고 주무를 때는 시궁창 냄새가 났고, 맛을 보니 시큼한 맛이 났다"며 "이후 기자는 온몸에 두드러기가 나고 발진이 생기면서 두통에 시달려야 했다"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