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중국의 금융사들이 상대방 국가로 교차 진출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은행권과 보험권을 중심으로 국내 시장에서 수익원이 고갈된 한국 금융계의 사정과 위안화의 국제화를 내세워 동북아 경제질서의 주도권을 쥐려는 중국의 이해가 맞아떨어진 결과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한국 내 위안화 청산·결제은행으로 지정된 중국 교통은행 서울지점의 국내 영업과 마케팅을 맡게 될 것으로 알려졌다. 위안화 청산·결제는 중국 밖에서 이뤄지는 위안화 거래의 최종 결제와 대금 정산을 의미한다.
앞서 우리은행과 교통은행은 기업이 중국에서 원화로, 한국에서 위안화로 무역 결제를 하는 '원·위안화 국제결제 업무협약'을 맺었다.
하나금융그룹은 중국의 하나·외환은행 통합법인을 오는 10월께 출범시켜 현지 공략을 가속할 계획이다. 하나은행의 런민비(人民幣·위안화 화폐) 영업 라이선스를 활용한 중국 기업과 현지인 대상 영업에 외환은행의 한국계 기업 대상 무역거래가 더해지는 것이다. 앞서 지난 2010년 도시 상업은행인 길림은행의 대주주(지분 16.98%)가 된 데 이어 통합법인 출범으로 중국 시장 진출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국민은행은 현지 은행과의 연계영업 대신 현지 법인을 중심으로 한 사업 확장을 모색 중이다. 국민은행은 현지의 인터넷뱅킹, 직불카드, 런민비 소매영업, 파생상품 거래 라이선스 취득을 추진한다. 상하이(上海) 지점 개설도 준비 중이다.
보험업계에선 삼성·현대·LIG·한화 등 대형 생·손보사를 중심으로 현지 법인이나 합작 법인을 세워 중국 시장 진출을 타진하고 있다. 특히 삼성화재는 국내 손보사 중 최초로 지난해 중국의 자동차보험 판매를 시작한 데 이어 최근 해상보험 합작사 설립도 추진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