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포커스] 제분업체인 동아원이 계열사 지원에 따른 과도한 차입금에 시름하고 있다. 지급보증을 선 계열사의 실적 부진이 계속되며 모기업인 동아원에 계열사 부실이 옮겨 붙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3월말 기준 동아원의 연결기준 순차입금은 5300억원으로 자산총계 대비 71%에 해당한다. 이 가운데 단기성차입금은 3711억원으로 순차입금의 65%에 달한다. 같은기간 부채비율은 409.1%를 나타내고 있다.
동아원은 밀가루사업과 사료사업을 주력으로 하는 업체로 제분시장에서 과점적 지위를 유지하면서 안정적인 실적을 유지했다. 그러나 비관련사업 다각화 과정에서 계열사에 대한 자금 지원으로 차입금이 크게 증가하며 재무구조가 악화됐다. 2008년 이후 해외와인사업(KODO Inc.) 190억원, 당진탱크터미널 180억원, 중국·캄보디아 사료자회사 150억원, 해외 농산물 자원개발(코지드) 70억원 등 계열사에 대한 지분투자가 계속됐다.
차입금을 제외한 지급보증 금액(별도기준)은 3442억원이다. 이가운데 1888억원(55%)은 모기업인 한국제분에 제공하고 있다. 한국제분은 안정적인 사업을 영위하고 있지만, 그 외 계열사들의 실적이 부진해 지급보증의 현실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또한 동아원은 지급보증 외에도 종속·관
계기업에 420억원을 대여하고 있다.
최근 한국신용평가는 동아원에 대한 신용등급을 BBB+(안정적)에서 BBB(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한신평은 “주력사업의 안전성은 높은 편이나 개선 여력이 제한적인 재무구조, 계열사에 대한 직·간접적인 지원부담 등을 고려할 때 중기 등급전망은 부정적”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이같은 상황에서 모회사인 한국제분은 동아원의 지분을 지속적으로 매입하고 있다. 한국제분은 지난 1일에도 동아원 주식 3만8901주를 장내매수해 지분율이 49.88%(3251만186주)에서 49.94%(3254만9087주)로 0.06%포인트 늘었다. 올해 들어서만 20여차례 동아원 지분을 매입해 지분율은 올 초 48.42%(3155만7217)주에서 49.94%(3254만9087주)로 1.52%포인트 증가했다.
동아원 관계자는 “동아원 계열사 가운데 실적이 좋지 못한 회사들이 자금 확보 차원에서 보유중인 동아원 지분을 매각할 수 있다”며 “현재 기준 동아원 지분을 보유중인 계열사(동아푸드, 피디피와인, 한국산업 등)가 보유주식을 매각할 경우 최대주주의 지분율이 희석될 수 있어, 모기업인 한국제분이 여력이 생길 때마다 동아원 주식을 지분을 매입하고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동아원은 한국제분 49.11%, 이희상 회장 8.23% 등 한국제분과 이희상 회장 일가가 지분 69.5%를 보유하고 있다. 동아원의 모회사인 한국제분은 비상장사로 이희상 회장 등 특수관계인이 지분 100%를 보유중이다. 이희상 회장은 전두환 전대통령의 3남인 전재만씨의 장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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