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환 경제부총리 후보자의 인사 청문회에서 규제완화, 법인세 인상, 추가경정예산 등 경제 현안에 대해 여야가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최 후보자가 체감 경기 회복을 위해 규제완화를 강조하고 여당은 이에 동조한 반면 야당은 무분별한 규제완화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 규제개혁 = 최 후보자는 8일 국회에서 진행된 인사청문회에서 경제 활력 제고를 위해 규제개혁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최 후보자는 국회에 미리 제출한 서면답서에서 “시대 상황에 맞지 않는 불필요한 규제를 개혁해 투자와 일자리 창출을 촉진하는 '규제합리화'가 이뤄질 필요가 있다”고 했다.
또 그는 “세월호 참사는 '무분별한 규제완화'보다 '제대로 된 규제'가 이루어지지 않아서 발생한 측면이 크다고 생각한다”며 국민의 안전·생명에 관한 규제 등은 오히려 강화하고, 기업활동과 관련된 규제는 기술과 사회여건 변화에 따라 재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공공기관 정상화에 대해서는 “9월에 실시할 공공기관 정상화 추진실적 점검 및 경영평가를 통해 능력이 떨어지는 기관장은 즉시 해임조치 하겠다”며 “2017년까지 공공기관 부채비율도 자산 대비 200% 이내로 줄이는 계획을 차질 없이 추진할 것”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야당은 정부가 공공기관경영 평가를 비롯해 부채 및 방만 경영 정상화를 무리하게 추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 법인세 인상 = 최 후보자는 법인세 인상에 대해 “법인세 최고세율 인상문제는 투자 위축 등 경기회복 저해 가능성, 높은 법인세 비중 등을 감안할 때 신중하게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답했다.
그는 "세계 각국은 재정위기 극복을 위한 재정건전화 과정에서도 국가경쟁력 제고를 위해 법인세율을 인상하지 않았다"면서 "우리나라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법인세 비중은 4.0%(2011년 기준)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3.0%) 보다 높은 수준임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반면 새정치연합은 법인세율 과표 구간 축소에 대해 반대 입장을 보였다. 중소기업 등에 적용되는 법인세 최저세율은 현행 10%로 유지하고 법인세 최고세율은 과표 500억원 이상에 대해 25%로 인상하는 방안을 당론으로 채택한 상태다.
◇ 추경 편성 = 최 후보자는 추경의 필요성에 대해서 "현시점에서 추가경정예산 편성은 검토하고 있지 않다"면서도 “'추경편성 요건을 충족하게 된다면 재정여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추경편성 여부를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필요에 따라 추경을 고려할 수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특히 정부의 올해 성장률 예상치인 3.9%를 달성하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함에 따라 향후 추경의 필요성을 주장하는 목소리는 한층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반면 야권은 추경의 재원을 '미래의 빚'인 국채발행으로 대체하면 가뜩이나 국가채무 증가 속도가 부담스러운 상황에서 재정건전성을 크게 악화시킬 수 있다며 '부자감세 철회'를 포함한 증세가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