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화장실 흡연, 단 5분이면 위아래층 피해 심각

입력 2014-07-08 2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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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뉴시스)

아파트 화장실에서 담배를 피우면 5분 만에 위아래층으로 연기가 퍼지는 것으로 조사돼 '층간 간접흡연'을 둘러싼 논란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8일 환경부 국립환경과학원이 아파트 실내 흡연과 미세입자 확산 특성을 분석해 발표한 결과를 보면 화장실에서 환풍기를 켜고 담배를 피우면 미세먼지가 위아래층 가구로 5분 이내에 퍼져 나갔다.

반면 화장실에서 환풍기를 켜고 담배를 피울 때 위 아래층 가구가 모두 화장실 환풍기를 켜놓았으면 담배 연기가 다른 집으로 퍼지지 않았다.

이 실험은 지난해 분양을 앞둔 신축 아파트 1개 동의 4개층에서 이뤄졌다.

이우석 국립환경과학원 생활환경연구과장은 "위 아랫집 모두 환풍기를 켜면 굴뚝효과로 환풍구를 따라 담배 연기가 옥상으로 빠져나갔다"며 "하지만 소음, 관리 문제로 환기설비를 사용하지 않는 입주민이 90%를 넘는다"고 말했다.

조사 결과만 보면 90%의 가구에서 '층간 간접흡연'에는 무방비로 있는 셈이다.

또 닫힌 방(24㎥ 기준)에서 담배를 피우면 2개비만 피워도 지하철 승강장 수준으로 공기가 오염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2개비를 피웠을 때 미세먼지(PM-10)의 중금속 농도는 비소 0.004㎍/㎥, 크롬 0.018㎍/㎥, 카드뮴 0.003㎍/㎥였는 데 이는 지하철 승강장의 비소(0.002㎍/㎥), 크롬(0.011㎍/㎥), 카드뮴(0.001㎍/㎥) 농도를 웃도는 수준이다.

실내주차장의 비소(0.002㎍/㎥), 크롬(0.005㎍/㎥), 납(0.032㎍/㎥), 카드뮴(0.000㎍/㎥) 농도와 비교하면 각각 1.5∼3배 수준의 오염도다.

10개비를 피우면 납 농도가 0.185㎍/㎥ 수준으로 치솟았다. 이는 지하철 승강장의 납 농도(0.092㎍/㎥)의 배가 넘는 농도다. 2개비를 피웠을 때 납 농도는 0.042㎍/㎥였다.

니코틴, 미세먼지(PM-2.5, PM-10), 중금속의 농도는 실내에서 피운 담배 개비 수에 비례하여 급증했다.

니코틴은 담배 2개비를 피웠을 때 농도가 13.7 ㎍/㎥이었으나 10개비를 피웠을 때는 194.5 ㎍/㎥로 10배 이상 증가했다.

미세먼지 농도는 담배 2개비를 피웠을 때 약 1300 ㎍/㎥였으나 담배 10개비를 피우면 약 9900 ㎍/㎥로 7배가량 증가했다.

실내에서 담배 2개비를 피우면 20시간이 지나야 담배 연기 미세먼지가 모두 가라앉았다. 10개비를 피우면 24시간이 지나도 미세먼지가 공기 중에 남아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우석 과장은 "기계식 환기에 의존하는 밀폐형 공동주택은 미세먼지 등 실내오염물질을 줄이려면 상시 환기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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