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브라질월드컵]무자비했던 독일의 '6분간 맹폭'과 속수무책이었던 브라질의 뒷문

입력 2014-07-09 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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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득점을 올린 뒤 환호하는 독일 선수들(사진=AP/뉴시스)

아무도 예상치 못한 결과였다. 개최국 브라질이 독일과의 2014 브라질월드컵 4강전에서 1-7로 참패하며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요아힘 뢰브 감독이 이끄는 독일은 9일 새벽 5시(한국시간) 브라질 벨루오리존치 에스타디오 미네이랑에서 열린 브라질과의 경기에서 전반에만 5골을 몰아친 끝에 7-1로 승리하며 결승에 선착했다.

독일은 전반 11분 토마스 뮐러가 선제골을 기록하며 기선을 제압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브라질이 이른 시간에 실점을 허용하긴 했지만 속절없이 무너질 것으로 예상한 사람들은 거의 없었다. 하지만 독일은 전반 23분부터 29분까지 단 6분 동안 4골을 몰아치며 경기를 사실상 끝냈다. 미로슬라프 클로제가 두 번째 골을, 토니 크로스가 세 번째와 네 번째 골을 그리고 새미 케디라가 다섯 번째 골을 기록했다.

독일이 차는 족족을 골로 연결하는 사이 브라질의 수비는 마치 그냥 서 있는 듯 독일의 공격에 속수무책으로 실점했다. 티아고 실바의 공백이 컸던 것은 물론 사실이다. 하지만 단 한 명의 수비수 공백으로 축구의 나라 브라질의 수비진이 무너졌다고 설명하기에는 브라질 스스로도 자존심이 서지 않는 변명일 수밖에 없다. 2002 한일월드컵 당시 독일은 전력의 절반이라는 평까지 들었던 미하엘 발락이 경고 누적으로 출전하지 못했고 0-2로 패했지만 나름대로 브라질을 상대로 선전했다.

이날 경기는 전반 23분에서 29분 사이, 독일이 4골을 추가하면서 사실상 갈렸다. 단 6분이었지만 브라질에게는 핵펀치였다. 독일은 브라질 수비의 허점을 완벽하게 파고들었고 한 번 잡은 승기를 결코 놓지 않았다. 당황한 브라질 수비진은 숫자는 많았지만 좌우와 중앙을 가리지 않고 짧은 패스와 공간을 침투하는 독일의 세밀한 공격에 완벽하게 무너졌다.

공격을 할 때와 느슨하게 진행할 때를 정확하게 구분해 몰아부친 독일의 완승이었다. 브라질 수비진이 숨을 고를 틈을 주지 않은 채 짧은 시간에 다득점에 성공한 독일은 사실상 이후 시간부터는 체력을 조절하며 한 템포를 죽인 채 경기를 진행했다.

독일은 일정상 먼저 4강전을 치러 결승전 상대보다 하루를 더 쉬고 경기에 임할 수 있다. 사실상 브라질을 상대로 전반 30분까지만 전력을 최대한으로 끌어올렸을 뿐 이후로는 거의 대부분의 선수들이 체력을 안배했다. 나이가 적지 않은 클로제는 후반 초반 일찌감치 경기를 마치며 회복할 시간을 충분히 얻었고 중앙 수비수 마츠 훔멜스 역시 후반 시작과 함께 바로 벤치에서 휴식을 취할 수 있었다. 뿐만 아니다. 마리오 괴체와 로카스 포돌스키 등은 아예 가동하지도 않았고 무엇보다 결승전을 앞두고 자신감을 최대한으로 충전했다.

놀라운 것은 이처럼 브라질을 맹폭하면서도 해트트릭을 기록한 선수 한 명 없이 고르게 득점을 올린 점이다. 득점자는 총 5명이다. 크로스와 쉬를레만 2골씩을 기록했을 뿐이다. 도움을 올린 선수들도 5명이다. 크로스, 필립 람, 케디라, 메수트 외질, 뮐러 등이 도움 1개씩을 기록했고 나머지 2골은 도움 기록없이 이뤄진 골들이었다. 특정 선수에게 공격이 몰리지 않고 고르게 득점원과 도우미들이 분포한다는 것은 상대팀에게는 괴로운 일일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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