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량확보” 車업계 임단협 쟁점화

입력 2014-07-09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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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해외공장 늘리며 국내생산비율 40%대 붕괴 전망

국내 자동차 공장의 물량확보가 올해 자동차 업계 임금단체협상의 주요 쟁점으로 부상했다. 꾸준히 물량확보를 주장해 왔던 한국지엠과 르노삼성에 이어 국내 생산 비율이 감소하고 있는 현대기아차도 국내공장의 안정적인 물량확보가 절실하다고 외치고 있다.

9일 전국금속노동조합 기아자동차지부는 소식지를 통해 ‘생산비율제’를 요구하겠다고 밝혔다. 2014년 생산계획 기준 국내공장과 해외공장의 생산 비율(53대 47)을 유지해 국내공장의 안정적인 생산 물량을 확보하겠다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노조는 해외공장 물량 증감시 국내공장 물량도 확대하도록 하고 물량조정위원회를 구성, 이를 통해 사업계획을 확정하게 할 계획이다.

기아차 노조 관계자는 “해외공장의 확대로 국내공장의 향후 고용 안정성이 불확실해 질 것이 분명하다”며 “2014년 임단협 투쟁을 통해 중장기 안정적 물량확보를 핵심 요구안으로 쟁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기아차의 해외생산 비율은 2011년 41.9%에서 해마다 조금씩 증가해 지난해 48.4%에 달했다. 반면에 국내생산 비율은 같은 기간 58.1%에서 51.6%로 크게 감소했다. 올해 생산계획 비율도 국내 52.6%, 해외 47.4%로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의 상황은 더 심각하다. 현대차의 해외생산비율은 2011년 51.9% 이후 지난해 56.7%로 상승한 반면, 국내생산비율은 48.1%에서 43.3%로 하락했다. 올해 국내생산비율 계획도 38.8%로 전년 대비 하락하면서 40%대선도 무너질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현대차 노조는 지난해 8월 해외생산비중을 늘리면서 일자리가 해외로 유출되고 있다며 이틀 동안 부분 파업에 들어간 바 있다.

물량확보를 둘러싼 자동차 업계의 진통은 이미 현실화되고 있다. 차기 차종 조기 확정 및 물량확보를 임단협 요구안에 포함시켜 온 르노삼성은 지난 2~4일 열린 조합원 총회에서 90.7%의 찬성률로 파업을 결정했다. 노조는 이번주 사측과의 집중 교섭 후에도 합의점을 찾지 못하면 파업에 돌입할 계획이다.

한국지엠은 세르지오 호샤 사장이 노조의 파업 찬반투표를 앞두고 파업을 만류하는 내용의 이메일을 전 직원에게 발송하며 초기 진화에 나섰다. 한국지엠 노조는 신차 물량 확보와 미래 비전 제시 등을 주요 골자로 한 임단협 요구안을 들고 올해 임단협에 돌입했지만 난항을 겪어 왔다. 이후 노조는 8∼9일 이틀 간에 걸쳐 쟁의행위 찬반 투표를 벌이고 있다.

호샤 사장은 이메일 메시지를 통해 “파업은 우리 모두의 고용안정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생산물량의 추가적인 감소를 야기할 수 있다”며 “우리의 이해관계자들에게 한국지엠이 미래 생산물량을 확보하기 위한 충분한 경쟁력을 갖춘 회사라는 것을 납득시킬 수 있도록 힘을 모아달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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